좋아하는 일 하면서 이웃과 함께 나누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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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6.04 12: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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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꿈꾼다면 가죽 공방 ‘스페이스제이’처럼
지하상가는 한때 명동거리·삼도 상가와 함께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했지만, 언제부턴가 유동인구 수가 눈에 띄게 줄어 조금은 한산한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도 스페이스제이 이제빈 대표는 “지하상가야말로 창업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2018년 창업 후 지하상가 한편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죽 공방 이야기 함께 들어보자.
 
공방에서 판매 중인 가죽공예품들

미술에 대한 열망이 창업으로 이어져 

이 대표는 가죽공예를 독학으로 배워 창업한 것인데, 창업에 이르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술을 좋아해 예고에 진학하려 했지만, 부모님 반대로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갈증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마찬가지. 일에 대한 만족감이나 성취감보다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할 일’이라는 압박감이 컸다.

무슨 일을 해도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던 중 취미 삼아 접한 가죽공예는 숨통을 틔워줬다. 배우면 배울수록, 가죽공예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수록 신이 나기까지 했다. 실력이 늘자 손수 만든 공예품을 전국 벼룩시장에 돌아다니며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지 10여 년쯤 되자 자신감이 생겨 공방을 창업하게 된 것.
 

최적의 창업 조건은 ‘성실’(feat. 저렴한 임대료) 

오랜 기간 창업을 준비해오며, 가장 크게 고민했던 부분은 다름 아닌 입지 선정. 그런 그가 천안역 지하상가를 선택한 이유는 상권의 잠재력 때문이었다. 저렴한 임대료에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데다 주차장도 갖추고 있으니 소자본 창업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주택도시기금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국내 첫 도시재생 사업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았고, 청년사업단, 도시재생, 천안중앙시장, 상권이 인접해 있어 고객의 흡인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하상가’하면 쇠락한 상권을 떠올릴 때 이 대표는 그 안에서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그의 판단이 적중해 가죽 공방은 문을 연 이래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모든 조건이 좋아도 임대료가 너무 높다면 손익분기점 그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건 어려운 현실이다. 그리고 쉬지 않고 가게 문을 여는 것도 중요하다. 손님이 없다고 문을 닫으면 악순환의 연속이다. 무엇이든 진득이 해야 한다. 가게에 불이 켜져 있어야 손님들이 들어와 구경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게 된다.”
 
 
직접 만든 가방을 뽐내는 아이들

내 취향에 맞게 나만의 잇템 

정여진(60 불당동)씨는 “동전 지갑부터 큰 가방까지 여러 가지 사서 쓰고 있다. 잃어버려서 또 사기도 했고. 가격과 제품 모두 만족스럽다. 가끔 지인들한테 선물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가방은 원래 핸드폰 가방이 아니었는데 줄을 달아 핸드폰 가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공예 제품이니까 줄을 늘이고 줄이고, 손잡이나 지퍼를 붙였다 떼는 것이 가능하다. 내 취향에 맞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 단골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죽공예는 신발부터 머리핀까지 못 만드는 게 없을 정도로 활용 범위가 광대하다. 기성 제품과 다르게 본인이 원하는 대로 맞춤 제작이 가능한 것도 가죽공예의 매력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가죽 공방들 대부분엔 명품 카피 제품이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이스제이에 카피 제품이 없다.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인 만큼 저장해둔 아이템이 많기도 하지만,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아이디어가 풍부해진 덕분이다. ‘이런 거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제품은 직접 만들어 사용해보며 단점을 보완해 시판용 제품으로 내놓기도 한다.
 
가죽공예 수업에 참여해 가방 만드는 모습

힐링과 성취감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이제빈 대표는 공방 운영과 더불어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가죽공예 수업 ‘래더 스라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가죽공예가 재미있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작품에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입 모아 말한다. 그중 한 학생은 “가죽공예라면 무엇을 만들어도 좋다”라면서 “매일 매일 가죽공예를 하고 싶을 정도”라고 밝혔다.

가죽공예의 매력이 뭐길래 아이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가죽공예는 단순한 공예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다 보면 잡생각 할 새가 없어 마음을 가라앉히며 힐링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 “가죽 색상 선택부터 망치질, 본딩, 조립까지 모든 과정이 손을 거쳐야 제품이 완성되는 작업으로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라고 전했다.

공방에선 재능기부를 통해 가죽공예 강사도 양성한다. 주문 제작이나 기타 궁금한 점은 블로그 또는 전화로 확인하면 된다.
 
위치 : 천안시 동남구 버들로2, 211호
문의 : 041-910-9415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