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오늘도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
엄마들은 오늘도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3.1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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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있슈(Issue) - 여배우는 오늘도

코로나 19 여파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3차례나 연기됐다. 아이들을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바깥으로 내보내고 불안해하느니, 지지고 볶고 해도 집 안에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거의 한 달을 감금당하다시피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건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친구들을 만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던 아이들은 PC방이 그립고, 친구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놀던 아이들은 동네 놀이터가 그립다. 또 집에서 방학 내내 아이들과 붙어 있던 엄마들은 ‘자유’가 그립다.

방학 내내 하루 삼시 세끼를 차려주던 것의 연장선으로 개학이 연기된 기간에도 가족의 끼니를 책임져야 하는 주부들 사이에선 “우리 집에 삼식이가 몇이나 있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차려주는 밥을 먹는 처지에선 뭐 그리 힘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끼니마다 무엇을 해 먹을지, 어떤 메뉴가 좋을지 고민하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다.

배우 문소리가 감독 제작한 ‘여배우는 오늘도’에선 연기자 문소리와 삶과 인간 문소리로 살아가고 있는 양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문소리는 스크린에선 타고난 연기자지만, 집에선 여느 아줌마들과 다를 것이 없다. 엄마의 손이 필요한 아이, 소리의 도움이 필요한 친정엄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님 그리고 아내 속도 몰라주는 철딱서니 없는 남편.
이보다 평범할 수 없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던 연기 잘하는 배우 문소리,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레드카펫을 밟던 문소리는 온데간데없다. 거기다 젊고 예쁜 매력이 철철 넘치는 후배 연기자들 덕분에 이제는 한물간 ‘스타’가 되는 것 같아 뒷방 노인네 신세처럼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인간 문소리, 배우 문소리는 오늘도 달린다. 사랑하는 가족과 하고 싶은 일들을 위해서.

끼니때마다 메뉴가 고민인 엄마들도 조금만 더 참고 달려보자. 얼마 안 있으면 학교에 갈 아이들을 그리며. 얼마 안 있으면 다시 시작될 평범한 일상을 기다리며.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