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3국의 차 문화 즐기고 배우는 공간, ‘다림헌’
동양 3국의 차 문화 즐기고 배우는 공간, ‘다림헌’
  • 노준희 기자
  • 승인 2019.12.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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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은 차의 향기, 사람들의 틈을 채우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시는 음료 중 오랜 세월 우리 곁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우리 문화에 녹아든 마실 거리가 있으니 그게 바로 ‘차(茶)’이다.

차는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차만이 지닌 고유의 색과 맛, 향을 음미하는 일은 사람들의 눈 코 입을 통해 마음의 기운을 채워줄뿐더러 수양의 방편이 되기도 한다. 하나의 정신문화로도 계승되어 우리 삶을 촉촉이 적셔온 차.

추운 겨울의 한기가 성큼 다가와 따뜻한 차의 향기가 그리운 계절, ‘다림헌’에 들렀다.
 
전재분 차인과 이낙구 대표 <사진 박세란>

 

차의 모든 것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 다림헌 
 
1988년 개원한 다림헌(茶林軒)은 한국 현대 차인(茶人)의 계보를 잇는 전재분 차인이 천안의 차 문화 부흥을 이끌어온 세월과 차 문화 인생이 배인 곳이다. 이제는 아들 이낙구 대표가 대를 이어 운영하는 차 교육관이며 차를 즐기며 감상하는 곳으로 사람들을 발걸음을 맞이한다.

“차는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식량이기도 하고 음료이며 약이었어요. 차가 음료가 되어 우리 생활에 스밀 때 비로소 문화를 생성하지요.”

이낙구 대표가 말하는 차 이야기다.

다림헌에는 동양 3국의 차 문화를 접해볼 여러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툇마루를 디뎌 밟고 들어서는 한국 전통 온돌 차실, 화려한 차 도구와 차탁과 의자를 갖춘 중국 차실, 다다미 바닥과 낮은 천장의 일본 차실, 3국의 차뿐만 아니라 차를 마시는 공간까지 부족함 없이 살뜰하게 채웠다.

또 이곳에서는 매우 다양한 말차다완(가루차 찻사발)을 만날 수 있으며 와인 바처럼 편안히 차를 감상하는 티 바(Tea Bar)가 새로운 차 문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편안히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시다 보면 차의 품격이 완성될 것 같은 휴룸(休room)은 전재분 차인이 그동안 수집한 수많은 차 도구를 감상할 수 있어 눈이 즐겁다.
 
다림헌에 들어서면 처음 앉게 되는 자리, 다담석
차에 관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는 원유관

 

특허청 상표등록한 ‘원유보다례’ 배울 수 있어 
 
다림헌 2층에는 차에 대한 인문학적 배움과 기능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관인 ‘원유관(源諭館)’이 있다. 강의와 차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이곳은 필요에 따라 입식과 좌식으로 변환사용이 가능하고 음향 프로젝터 탕비실, 교육도구 준비실 등을 갖춰 차를 공부하고 배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차에 관한 다양한 책을 쓰고 논문을 게재한 전재분 차인은 자신의 고유 차법을 정리해 <차 예절연구가 전재분의 원유다례>를 출간했다. 특히 내용 중 ‘원유보다례’ 차법은 특허청 상표등록을 마친 고유 차법으로 다림헌에서만 배울 수 있다. 차를 보자기에 싸서 우리는 특별한 차법이다.

또 다림헌은 (사)원유전통예절문화협회의 코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차문화예절 인성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민간자격증발급기관이기도 하다. 중국차 입문반, 보다례반, 차문화예절 인성지도사, 국제차문화예절 전문지도사 등 차에 관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 좋은 곳이다. 맞춤형 하루 강좌도 진행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인 차 강좌를 선사한다. 다림헌 모든 강좌는 수강 후 같은 강좌만 평생 무료청강이 가능하다.

이낙구 대표는 “요즘은 젊은 여성들이 많이 온다. 취미반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반만 계속 듣는 수강생이 있다”며 “계속 배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차를 곁에 두고 항상 배운다는 것은 은은하면서도 진한 즐거움을 주는 모양이다.
 
말차완 등 갖가지 다완을 감상할 수 있는 다완석

 

전재분 차인이 수집한 진귀한 차 도구가 가득한 휴룸

 

“다림헌이 차 문화와 차 공부를 아우르는 고유명사 되길 바라” 
 
“차는 명상과 휴식, 건강을 제공합니다. 또 나를 돌아보게 하지요. 혼자 차를 마실 때 더욱 그러합니다.”

이 대표는 차를 그렇게 정의했다.

차는 나 홀로 단아하게 앉아서 음미할 때 더 마음을 울리고 몸을 정돈하는 묘미가 있다. 그 느낌은 경험해본 이들만 알 듯하다.

얼마나 마시면 좋겠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벽에 걸린 서화를 가리켰다.

‘차는 가슴에 꽃이 필 때까지 마셔야 한다네.’

왠지 풍류가인이 된 것 같은 명문장을 접한 느낌이다.

어머니 신념의 발길을 따라 차 문화의 세계로 들어간 이낙구 대표는 “쉼 없이 차 공부에 정진해 온 것이 사명이었다는 어머니 말씀처럼 이제는 차 공부가 나의 사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차를 공부하며 노트와 옥편을 채워가셨듯 앞으로 나의 노트와 옥편을 채워가는 다림헌을 만들고 싶다. 그런 다림헌이 차 문화와 공부를 아우르는 고유명사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문의 : 041-576-0336
카페 : http://cafe.daum.net/jbj5202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