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역사문화연구회 연구실장, 송길룡 영화칼럼니스트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연구실장, 송길룡 영화칼럼니스트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12.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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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역사’를 넘나들며 삶의 풍요로움 만드는 열정
 
살아가다 보면 먹고 사는 것에 골몰해서 ‘내 삶’이 없다는 공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건 쉽지 않고,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대학교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송길룡 영화칼럼니스트 역시 중년의 나이에 삶의 먹먹함이 찾아왔다. 그때 그는 영화를 선택했고, 우연히 보게 된 스탠리 큐브릭 영화감독의 작품을 통해 단순한 취미가 아닌 공부를 하고 싶은 열정을 얻게 되었다. 책을 통해 영화의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감독들을 선별해 영화를 보고, 종로 서울영화아트시네마에서 고전 영화를 탐구했다. 영화와 함께하는 그의 삶은 더 이상 공허하지 않고 행복했다.
 
송길룡 칼럼니스트

월요일엔 영화 한 편을 이야기하는 행복 

송 영화칼럼니스트는 YMCA에서 ‘월요시네마’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 정원은 금방 마감될 정도로 천안 시민의 관심 어린 참여가 이어진다.

그는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고전 영화, 페미니즘 영화 등 시민들에게 문화적으로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영화 주제를 택해 강의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으로 남미, 아프리카의 알제리, 헝가리 독립운동 등 해외 독립 관련 영화들을 선정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토요일엔 천안의 지역사를 알리는 즐거움 

 
연기군에 머물 때 섬세한 솜씨로 조각된 국보 ‘계유명삼존천불비상’을 알게 되면서 지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향토사연구소에서 향토사에 대한 기본 학습을 쌓고, 그것을 바탕으로 천안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방치된 천안의 역사자원을 연구했다.

그는 현재 YMCA에서 ‘청소년마을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홍대용 생가, 병인박해의 역사적 현장인 성거산 천주교 성교지, 천안역 부근 원도심 여행 등 매주 토요일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공적 여행 프로그램은 계속된다.

또한 ‘천안역사문화연구회’에서 세성산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공원화하는 작업, 일제강점기 농민문학 최고작 ‘고향’의 저자 민촌 이기영 선생의 유적지 탐방도 진행하며 시민들과 걷기 활동을 하면서 천안 곳곳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최근 사과나무출판사 이명재 대표와 천안의 근현대사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매체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적 정체성을 바로 잡고, 많은 시민이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를 만들려 하는 것이다.
 

시민스스로가 풍성한 삶을 만드는 시민 문화 만들기
 
송길룡 칼럼니스트는 “시민들의 삶 속에서 문화는 수동적인 부분이 크다. 하지만 제공자와 수혜자가 따로 있는 방식으로는 문화가 발전할 수 없다. 언제든지 수혜자가 제공자도 될 수 있도록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 시민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발견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시민 문화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새로운 지식을 알리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과 노력도 필요하고 재정적 어려움도 뒤따른다. 하지만 그는 궁금함의 문턱을 넘어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열정을 늘 새롭게 다진다. ‘영화’와 ‘역사’를 넘나드는 그가 있기에 천안 시민의 삶도 더 즐거워지는 게 아닐까 싶다.
 
시민리포터 서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