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산 칼국수 집 BEST 3
천안 아산 칼국수 집 BEST 3
  • 박희영 기자
  • 승인 2019.12.0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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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뜨끈한 국물이 일품인 칼국수
 
포근한 날씨 탓에 겨울이 오긴 오는 걸까 했더니, 시샘이라도 하듯 함박눈이 내렸다. 이렇게 찬바람 불어 옆구리가 시린 날엔 따끈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생각난다.

칼국수는 밀가루를 반죽해 칼로 가늘게 썰어 만든 국수로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 바지락을 넣어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 고추장을 풀어 얼큰한 장 칼국수, 감자 애호박 버섯 따위로 맛을 낸 담백한 칼국수 등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를 정도다.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칼국수. 이번 호에선 기자가 다녀왔던 수많은 칼국수 집 중 3곳을 엄선해 소개한다.
 
 
쫄깃한 옹심이가 풍덩 ‘봉평옹심이 메밀칼국수’ 
 

‘봉평옹심이 메밀칼국수’는 성정동에서 천안역 근처로 2년 전쯤 이사 온 가게다. 장사 잘되는 곳이 터를 옮기면 손님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으나, 이 식당은 보란 듯이 그 정설(?)을 깨고 여전히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간판에서 알 수 있듯이 메뉴는 메밀칼국수, 옹심이칼국수, 옹심이만, 메밀전병, 메밀전, 메밀왕만두 등 메밀이 들어간 음식이 대부분이고, 여름엔 계절 메뉴로 도토리냉묵밥과 막국수를 판매한다.
 

이곳에 갈 때마다 즐겨 먹는 건 옹심이만과 옹심이칼국수. 옹심이만엔 칼국수 면은 없고 옹심이만 들어가 있어 면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옹심이칼국수에는 메밀면과 옹심이가 들어 있어 한 번에 두 가지를 맛보는 재미가 있는 음식이다. 맛보기로 나오는 보리밥에 열무김치 무생채 고추장 참기름 넣고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중 하나다.

내내 날씨가 포근하다 얼마 전 찬바람이 불어 구수한 국물이 생각나 봉평옹심이를 찾은 날에도 역시나 가게 안은 손님으로 붐빈다. 특별히 메밀전병까지 주문해 먹어 보았다. 칼국수 맛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매콤한 메밀전병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다.

찬 바람이 두 뺨을 스치는 이 계절. 아, 간절히 먹고 싶다. 감자를 넣어 구수한 국물에 담긴 쫀득한 옹심이칼국수!
 

위치 : 천안시 동남구 대흥동 134 백자빌딩 104호

문의 : 041-577-3889
 
 
싱싱한 바지락 듬뿍 들어가 시원한 ‘원조 손맛 바지락칼국수’ 
 

아산 공세리와 영인면 사무소 중간쯤에 있는 ‘원조 손맛 바지락칼국수’는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곳임에도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천안에서 갈 땐 피나클랜드를 지나 유턴하면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다.

메뉴는 바지락칼국수와 간자미무침 두 가지. 11시 30분이 넘자 듬성듬성했던 자리들이 빼곡히 들어찬다. 12시 즈음엔 급기야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시작한다.

드디어 큼지막한 냄비에 먹음직스럽게 담긴 바지락 칼국수 등장. 그 옆엔 이 식당의 시그니처, 직접 담근 포기김치가 따라 나온다.
 

과음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는다는 지인과 함께 “속풀이 하러 멀리까지 왔다”라며 시원한 국물을 한 사발 마시고 나니 속이 확 풀린다. 이제 본격적으로 면을 좀 먹어 볼까. 매번 느끼는 거지만, 쫄깃쫄깃 꼬들꼬들한 면발에 김치를 더해 먹는 이 맛은 이건 환상의 커플이다.

깔끔하고 칼칼한 김치 덕분에 칼국수 맛은 배가 된다. 칼국수 한 젓가락에 김치 한 조각씩 얹어 먹다 보니 어느새 김치가 동이 난다. 김치를 주문하니 새로운 접시에 정갈하게 담긴 김치를 내어주며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까지 건넨다.

아무리 바빠도 싫은 내색 없는 주인장들의 손님 대접에 다시 한번 감동이다. 이러니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어도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손님들이 찾아올 수밖에.
 

위치 : 아산시 영인면 월선리 58-1

문의 : 041-554-4187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칼국수 맛집 ‘길목 칼국수’ 
 

‘길목 칼국수’를 처음 알게 된 건 20여 년 전. 원도심이 한참은 아니어도 나름 번성하던 시절이었다. 점심 12시가 조금만 지나도 기다렸다 먹어야 했다. 지금이야 줄을 서서 기다리진 않지만, 이 집만의 칼국수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와 먹고 갈 정도로 잊지 못할 그런 맛이다.

길목 칼국수 메뉴는 칼국수 하나, 단일 메뉴다. 10개 내외의 테이블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먹었던 그 칼국수 맛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어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맛본 칼국수여서인지 이 집 칼국수는 어린 시절 추억이 생각나듯 그립고, 그러다 직접 먹을 때면 반갑기까지 하다.
 

허름한 건물에 오래된 간판, 여전하다. 식당으로 들어서기 위해 올라가는 좁은 계단 역시 그대로다. 식당 바깥쪽 곰솥 역시 어김없이 뜨거운 김을 쉼 없이 내뿜고 있다. 어쩜 이리도 한결같을까.

일명 ‘스뎅’ 그릇에 담겨 나오는 칼국수 맛 또한 변함없다. 거기다 새콤하게 익은 배추김치까지. 변한 게 있다면, 추가 김치는 셀프라는 거. 칼국수와 같이 나온 고춧가루 양념장을 풀어 그 위에 잘 익은 배추김치 한점 얹어 먹으니 기억이 새록새록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오랜만에 찾아가도 늘 그 자리에 있는, 그 시절 그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길목 칼국수’. 앞으로도 한결같이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있어 주면 안 되겠니?
 

위치 : 천안시 동남구 옛시청길 16-2

문의 : 041-562-4694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