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고 꼭 찾아주세요”
“나를 잊지 말고 꼭 찾아주세요”
  • 박희영 기자
  • 승인 2019.12.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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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있슈(Issue)-나를 찾아줘(2019)

6년 전 실종된 아이를 찾아다니는 부부 정연(이영애)과 명국(박해준). 아들 윤수를 찾기 위해 이 부부가 대한민국에서 안 가본 지역이 없을 정도. 그러던 어느 날 제법 상세한 인상착의를 알리는 제보 전화 한 통. 정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섬마을 끝자락에 있는 바다 낚시터를 방문한다.

아이를 찾으러 왔다는 말에 마을 주민들은 무엇인가를 숨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이의 존재가 드러나면 안 되기라도 하듯 사람들은 정연의 아들로 추정되는 민수라는 아이를 감금하기에 이른다.

낚시터엔 많은 이들이 오고 가지만, 머물러 사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 폐쇄적인 공간이다. 이는 곧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알 정도로 가가호호 비밀이 없음을 뜻하며, 끈적한 유대감으로 뭉친 긴밀한 사이이기에 그 집단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철저히 비밀에 부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탐욕과 부조리로 가득 찬 바다 낚시터 주민들이 숨기고 있는 건 무엇이고, 세상과 고립된 공간 안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이기심의 끝은 어디일까.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실종 아동 수는 연간 2만여 명, 치매 환자나 지적장애인 등은 연간 1만 9000여 명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실종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간을 들썩이게 했던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는 수년 동안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야 했다. 마을에선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그 문제를 문제 삼는 이들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관심의 부재가 불러온 비극이다.

“잊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우리를 꼭 찾아주세요.”라는 영화 속 윤수의 바람처럼 실종 아동들은 오늘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또 바랄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바람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작지만 소중한 관심 아닐까?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