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제대로 알아야 천안 근현대사 정립 가능
동학농민혁명 제대로 알아야 천안 근현대사 정립 가능
  • 노준희 기자
  • 승인 2019.11.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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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125주년 기념 ‘제2회 천안세성산문화제’
올해로 동학농민혁명이 125주년을 맞았다. 그간 동학농민혁명 역사는 정부와 지역의 주 관심사가 아니었는데 최근 여러 지역에서 동학농민혁명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라도는 이미 정읍 고창 장흥 세 곳에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있으며 충남에선 태안이 내년 준공 예정으로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건립 중이다.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태안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혁명에 참여한 민중의 후손들이 적극 추진해 왔으며 그 결실이 눈앞에 와있다”고 설명했다.

태안을 제외하고 충남에선 천안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천안은 지난해부터 ‘천안역사문화연구회’가 문화제를 개최했으며 천안 동학농민혁명의 현장 보존과 역사를 발굴하는 노력의 연장으로 올해 ‘제2회 천안세성산문화제’를 개최했다.
 

 

고귀한 농민들의 희생을 기리다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시대 말 양반 관리들의 탐학과 부패로 사회 혼란이 가중되자 1894년 동학 지도자들과 동학 교도, 농민들이 일으킨 백성 무장봉기를 가리킨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역사상 최대규모 민중항쟁으로 3.1운동에서 민족주의 역량의 바탕으로 흘러 한국 근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이들의 희생은 우리나라 근대사의 전환점을 열어놓은 역사적 사변이었다.
 

지난 16일(토) 오전 11시, 문화제 첫 번째 행사로 이들의 희생을 기린 ‘제21회 세성산전투희생자 위령제’가 열렸다. 천안에서 벌어진 동학농민혁명에서 전사한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하는 행사다. 희생자위령비가 있는 성남면 화성2리 산21에서 50여 명이 참석해 나라의 평안을 찾고자 산화한 영혼들을 위로했다.

천안역사문화연구회 김경숙 총무는 “‘놀이패 신바람’의 진혼제를 보고 있노라니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며 “마을 분들이 김장 준비에 바쁜데도 위령제에 참여한 분들을 대접하시는 등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추모 사업에 공감해주었다”고 밝혔다.

최효섭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은 “그동안 동학농민혁명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업은 관심을 받지 못했었는데 최근 정부나 민간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업들을 해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연극과 학술대회, 답사까지 동학농민혁명 의미 키우는 행사들 
 
이번 문화제엔 새롭게 연극이 등장한다. 연극은 ‘세성산 들꽃’이라는 제목으로 독립기념관 컨벤션홀에서 23일(토) 24일(일) 오후 3시에 열린다. 동학농민혁명의 실상과 후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연극을 연출한 류중열 천안대학로예술극장 대표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에서 매월 개최하는 세성산 답사에 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역사가 그 안에 있었다. 이런 역사적인 장소가 천안에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연극을 연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화제의 꽃 학술대회는 더욱 심도 있게 열린다. 11월 30일(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이어지는 이번 동학농민혁명 125주년 기념 천안세성산전투 학술대회는 역사문제연구소 이이화 선생이 ‘동학농민혁명과 오늘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한다. 이어 충남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김학로 집행위원장이 ‘충남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과정’을 주제발표하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정을경 박사가 토론한다.

두 번째는 성균관대학교 배항섭 교수가 천안세성산전투 전개와 역사적 의의를 주제발표한다. 두 번째 주제는 충북연구원 김양식 박사가 토론한다. 세 번째 충북대학교 신영우 교수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발표한다.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송길룡 연구실장이 토론을 펼친다. 마지막 종합토론은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연구소 홍동헌 박사가 진행한다.

송길용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연구실장은 “천안 근현대사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동학농민혁명 세성산 전투가 학술적으로 잘 조명돼야 천안 근현대사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충남과 천안시가 공식적으로 세성산 역사공원화와 성역화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발표자들도 동학농민혁명 관련 최고 전문가들이며 최신 연구 동향을 충분히 반영한 세성산 전투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이후 12월 7일(토) 세성산 격전지 등 동학농민혁명 유적 답사를 진행한다. 당일 오전 9시에 천안박물관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이 답사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백승종 교수가 함께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와 정신, 교훈 등을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설명해 답사 참여자들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이번 문화제는 민간 차원만 아니라 충남도와 천안시가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전국에 버금가는 천안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인 장소와 이야기를 널리 알려 우리 역사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이 관심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와 천안농민회 천안대학로예술극단 동학농민혁명천안유족회가 주관하고 충청남도와 천안시가 후원한다.

문의 : 041-579-0034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