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주기에 느끼는 불편함이나 샐 걱정 없어 좋아요”
“월경주기에 느끼는 불편함이나 샐 걱정 없어 좋아요”
  • 박희영 기자
  • 승인 2019.11.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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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패드형 말고 삽입형 월경컵도 있다고?
여성들의 월경은 매달 5일씩 35년간 지속. 여성들은 일 년에 60일, 35년 동안 2100일,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을 월경으로 보내야 한다.
 
가임기 여성 80%가 월경 증후군이나 월경통을 겪고 있고, 이 중 20%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여성의 일상과 뗄 수 없는 월경, 그 월경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생리대다.
 
‘2017년 발암 생리대 사태’ 후 일부 가임기 여성들 사이에선 일회용 생리대가 아닌 실리콘 재질 ‘월경컵’을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월경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친환경적인 대안 월경 용품 
 
1937년 미국에서 개발된 월경컵은 1990년 대량생산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대안 월경 용품으로 사용자가 늘고 있다.
천안녹색소비자연대 김윤선아 간사는 “월경컵은 월경주기에 느끼는 여러 불편함을 줄여줄 뿐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여성 대부분은 패드형 생리대를 사용, 1년 동안 생리대 구입에 평균 12만 원 정도 지출한다. 여성이 평생 사용하는 일회용 생리대는 그 양이 에베레스트산을 3번 반복할 정도다.

S(30대 후반)씨는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면생리대를 쓰고 있다. 매번 빨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다시 일회용 생리대를 쓰자니 불안하다. 컵에 고인 생리혈을 변기에 버리면 된다고 하니 환경을 생각해도 월경컵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삽입형이라 그런지 사용이 망설여진다”라고 말했다.

2019년 한 연구학자가 발표한 생리컵 사용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면, 10년 동안 월경컵을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일회용 생리대의 5%에 불과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이 0.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용 생리대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100년. 월경컵은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일 최대 12시간, 2년가량 사용 가능해 월경 용품 쓰레기를 줄이는 데 무엇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자유자재로 접히는 월경컵

 

자유자재로 접히는 월경컵

생리할 때마다 느끼던 축축한 느낌 없어져서 좋아  

“생리 양이 많아 한 시간에 한 번씩 생리대를 갈아줘야 할 정도였다. 샐까 봐 노심초사, 일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지인에게 월경컵을 소개받아 쓰기 시작했다. 진작 알았더라면 ‘내 월경 인생이 훨씬 덜 고통스러웠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한다. 생리대 그 축축한 느낌이 없어지니 생리 때마다 느끼던 불쾌감도 사라졌다” 월경컵 사용 2년 차에 접어든 40대 초반 K씨의 사용 후기다.

월경컵은 질 내에 삽입해 사용하는 체내형으로, 식약처에서 안정성을 입증받은 것을 사용. 의료용 실리콘 100%인지 유해 한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았는지 확인 후 선택해야 한다.

천안혜성산부인과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도영 원장은 “일회용 생리대에서 나오는 여러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이 월경컵의 가장 큰 장점이다. 질이 협소한 경우 삽입과 교체가 힘들 수 있으나, 사용에 익숙해 지면 스스로 교체주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편리한 점”이라며 “삽입 시 질 점막 손상이 없도록 부드럽게 조심히 사용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보관함과 월경컵 그리고 보관 주머니

월경컵 부작용은 없을까? 

2015년 캐나다 미생물 감염 학술지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37세 백인 여성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 여성은 독성쇼크증후군으로 판명, 일주일간 치료받고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부주의한 삽입으로 질 입구 혹은 질 점막 등의 손상을 초래하거나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골반염 또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사용 시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하며.

“삽입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적절한 사용으로 경제적 이득은 물론이고 편리함까지 누릴 수 있다. 의료용 실리콘 재질로 되어있어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부연했다.

산부인과 진단 또는 치료를 받지 않은 질염, 수술이 회복되기 전엔 월경컵을 사용하면 안 된다. 컵이 본인의 질 크기와 맞지 않는 경우 역시 사용이 불가능하다. 질 이완이 심해 월경컵이 저절로 빠지는 경우는 없으나, 질벽이 탈출한 방광류 직장류 혹은 자궁탈출증이 있는 폐경 전 여성에선 컵이 이탈되기도 한다.

한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최경호 교수는 “자궁내장치(intrautrine devices, IUD)와 월경컵을 동시에 사용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IUD를 설치한 경우 생리컵 사용과정에서 분리될 수가 있어 이땐 사용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된다”라고 전했다.
 
도움말 : 천안혜성산부인과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김도영 원장,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최경호 교수, 천안녹색소비자연대 김윤선아 간사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