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헌혈 계속하고 싶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헌혈 계속하고 싶어요!”
  • 박희영 기자
  • 승인 2019.11.07 15: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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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간 헌혈 401회, 아산시 헌혈 왕 김양규
아무리 바빠도 어김없이 찾아가는 ‘헌혈의 집’
 

아산 헌혈 왕 자리에 오른 김양규씨가 헌혈을 시작한 건 갓 스무 살을 넘긴 1983년. 본격적으로 ‘헌혈을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은 건 다운증후군에 걸린 조카가 태어나면서부터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봉사 활동을 시작한 김씨는 매년 열한 차례 정도 꾸준히 헌혈을 실천했고, 그 결과 10월 17일(목) 아산 헌혈의 집에서 헌혈 401회를 맞이했다.

생명 나눔의 소중함을 깨닫고 실천하기 위해 지금까지 헌혈하게 되었어요. 매번 헌혈할 때마다 조카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마음입니다. 헌혈할 수 있는 기간이 되면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 생각하고 헌혈의 집을 찾아갑니다.”

김씨는 정말 약속을 지키기라도 하듯, 일 때문에 다른 지역에 몇 달 동안 출장을 가더라도 헌혈 날짜가 되면 인근 헌혈의 집을 찾아가기까지 한다. 한 번은 아주 작은 지역이라 헌혈할 곳이 없어 자동차를 타고 100km가 넘는 길을 달려 헌혈을 마친 적이 있을 정도. 이와 같은 열정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김양규씨는 “주변에 보면 기부를 꾸준히 하시는 분들이 많다. 난 그걸 못해서 몸으로 때우는 걸 하는 거지, 절대 대단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며 “나로 인해 헌혈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주변에도 내가 헌혈하는 걸 아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헌혈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없어 그 부분이 안타깝다”라고 말한다.
 
헌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한 컷

 

헌혈 통해 생명 나눔 실천할 수 있어 

헌혈도 하다 보니 중독이라고 말하는 김양규 헌혈자는 헌혈하러 가기 3~4일 전부터 헌혈에 대한 ‘예(禮)’를 갖춘다.

“관리라고 해봐야 별거 없어요. 수혈자들에게 좋은 피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며칠 동안 금주하는 게 전부죠. 되도록 피를 탁하게 하는 기름진 음식은 자제하고, 평소에 많이 걷고, 등산을 즐겨해요.”

헌혈하기 전 예까지 갖추면서 노력하는 김양규 헌혈자. 그러나 가끔 어쩔 수 없이 업무상 헌혈 전날 가볍게 맥주를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예를 갖추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김씨는 헌혈을 하면서 만난 분들과 함께했던 봉사 활동을 기억하며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을 만나러 간 적이 있다. 그 친구들에게 필요한 건 혈소판이다. 횟수 제한 없이 혈소판 헌혈이 가능했다면 1L가 넘더라도 헌혈해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속상했다”라고 털어놨다.

말이 쉽지. 무언가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신을 낮추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헌혈을 하겠다고 말하는 김씨. 진정한 헌혈 王이라 할만하다.

김양규 헌혈자는 “헌혈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헌혈을 꺼리시는 분이 많아서 너무 안타깝다. 누구나 쉽게 헌혈을 통해 생명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또, 혈액 검사를 통한 제2의 건강검진으로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부디 많은 분이 헌혈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또 김씨는 “헌혈은 건강해야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며 “헌혈을 지속하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며 긍정적으로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400회 헌혈을 기념하며, 아산 헌혈의 집에서

 

헌혈, 그것이 알고 싶다!

Q. 헌혈은 아무나 할 수 있나?
A. 전혈 기준으로 만16세~만69세까지 가능하지만, 다이어트 등으로 급격한 체중 변화가 있는 경우엔 헌혈을 권장하지 않는다.
헌혈 시점에서 체중이 45kg 미만인 여성과 50kg 미만인 남성, 외국 여행을 다녀온 지 1개월이 경과 하지 않은 경우엔 헌혈이 불가능하다.
 
Q. 헌혈 횟수 제한은?
A. 성분헌혈의 경우 연간 최대 24회, 전혈은 최대 5회를 할 수 있다. 성분헌혈은 2주, 전혈은 2개월마다 가능하다. 헌혈을 몇 번 했는지 궁금하면 혈액관리본부 고객지원센터(1600-3705)에서 확인하면 된다.
 
Q. 헌혈하면 봉사시간으로 인정?
A. 2010년 시행된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정기준’ 따라 헌혈 1회당 4시간의 봉사 활동이 인정된다. 봉사시간이 인정된다고 해서 아무나 헌혈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현행법상 만16세부터 가능하고, 헌혈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본 신분증(고교생의 경우 사진 및 이름이 표시된 학생증 가능)을 꼭 지참해야 한다.
 
Q. 헌혈해도 몸에 무리가 없을까?
A. 우리 몸은 체중 1kg당 남자는 약 80mL, 여자는 약 70mL의 혈액이 있다. 체중이 60kg인 남자는 약 4800mL, 50kg인 여자는 약 3500mL 정도의 혈액을 가지고 있으며, 매일 일정량이 새로 만들어진다. 즉, 우리 몸은 충분한 양의 혈액을 가지고 있으므로 건강한 성인이라면 320mL 또는 400mL 정도 헌혈은 일상생활이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도움말 :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