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며”
“이 세상 모든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며”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10.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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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있슈(Issue) - 어린 의뢰인(2019)

얼마 전 계부가 다섯 살 아들을 케이블 줄과 뜨개용 털실로 묶은 채 목검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 아동학대 피해는 총 4169건으로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부모에 의해 발생한 아동학대는 무려 76.8%로 조사됐다. 아동학대 발생 장소는 80% 이상이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동학대에 의한 사망자 수는 2001년~2017년 216명에 달한다.

배우 이동휘 유선 등이 출연한 ‘어린 의뢰인’은 이런 아동학대 현실을 고발하는 작품으로 2013년 전 국민을 충격에 빠지게 했던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현실에서 칠곡 계모는 의붓딸을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사망한 아이 언니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까지 했다. 작품 속 내용도 실제 있었던 일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건 학대 아동을 바라보는 시선과 불합리한 행정 시스템이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가정사’로 타인이 관여하기가 쉽지 않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이들을 돌보는 데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단순히 무엇인가를 교육하고 가르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응당 아이라 하면 부모뿐 아니라 마을 전체로부터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고, 힘이 약하다고 해도 그 누구도 아이를 학대할 권리는 없으며, 아이들이 누려야 할 행복의 의무를 빼앗을 권리 또한 없다.

아동학대 없는 세상은 더는 ‘이상(理想)’이 아닌 ‘현실’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동학대 신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기억하자. 반드시!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