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쓰레기 섞여 있는데 이게 재활용품이라니…"
“온갖 쓰레기 섞여 있는데 이게 재활용품이라니…"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10.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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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선별장에서 직접 본 재활용 분리배출 실태
 
10월 11일(금) 오전 10시 천안녹색소비자연대 ‘3GO 실천단’과 함께 천안시 재활용 선별장을 찾았다. 이날 선별장에선 견학에 앞서 1시간가량 천안시시설관리공단 재활용선별장 박종현 반장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선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과 견학을 토대로 천안시 재활용선별 상황과 재활용 분리배출 방법을 정리했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선별장 내부와 마당에 쌓여있는 재활용품들

 

천안에 단 한 곳뿐인 재활용 선별장 
 
시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선별장은 백석동 산업단지 내에 있는 선별장 단 한 곳뿐이다.

하루 적정 처리량은 33ton, 실제 유입 양은 무려 55ton에 육박. 정작 선별장에선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선별장에 들어서는 입구엔 역한 냄새와 파리 때가 들끓는다. 컨베이어 위, 선별장 마당에 널려 있는 재활용품들은 재활용품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 투성이다.
 

담배꽁초나 쓰레기가 들어간 플라스틱병, 음식물이 잔뜩 묻어있는 비닐장갑과 비닐봉지, 시뻘건 고춧가루 물이 든 스티로폼, 이물질 잔뜩하고 곰팡이까지 핀 플라스틱 용기가 버젓이 재활용품으로 분리 배출되다니.

박종현 반장은 “지저분한 재활용품들은 업체에서 가지고 가지 않으려고 한다. 품목별로 선별한 재활용품들은 재위탁 업체에서 사 가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들은 죄다 쓰레기로 전락한다”라고 밝혔다.
 
 
천안시는 혼합선별 방식으로 재활용품 선별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느 지역에선 우유 팩을 따로 모으는가 하면, 아이스팩 수거함을 별도로 설치하는 지역도 있다.
 
선별작업하는 작업자들 모습

재활용선별 방식은 혼합선별과 개별선별이 있는데 천안시는 혼합선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재활용품을 한데 모아놓고 그중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선별하고, 불가능한 것들은 쓰레기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간혹 이런 시스템을 오해해 플라스틱 음료병에 각종 쓰레기를 넣으며 “어차피 선별장에 가면 알아서 세척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다.

말 그대로 재활용 선별장은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들을 골라내는 곳이지 불순물이 첨가되었거나 오염물이 잔뜩 묻어있는 품목들을 세척하는 곳이 아니라는 얘기.
 
선별작업 후 압축한 비닐과 플라스틱

 

재활용 표시가 없는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될까? 안될까? 
 
정답은 No!. 가정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플라스틱 장난감을 별생각 없이 플라스틱으로 분리 배출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다 같은 플라스틱이니 상관없겠지”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박 반장 설명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열가소성과 열경화성으로 나누는데, 가소성은 제품은 열을 가했을 때 뭉근한 액체 상태가 된다. 반면, 경화성 제품은 아무리 열을 가해도 녹지 않고 굳는 성질을 띠고 있다. 때문에 서로 다른 성질의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면 이 역시 재활용이 아닌 쓰레기가 된다.

앞으로 재활용 가능 표시가 없는 플라스틱 제품은 과감히 일반 쓰레기로 버리자. 또, 재활용 가능 표시가 있더라도 여러 가지 재질이 섞여 있다면, 이 역시 재활용함이 아닌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야 한다.
 
 
재활용률 높이려면 이물질과 물기 제거 후 배출 
 
앞서 말했다시피 오염이 심한 것들은 재활용이 힘들다.

선별장에 들어오는 비닐양이 하루 8ton에 달하지만, 전량 재활용이 가능한 건 아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들만 골라 압축 과정을 거치는데, 너무 심하게 오염됐거나 물기가 흥건한 비닐들은 일반 쓰레기로 버려질 수밖에 없다.

비닐뿐 아니라 다른 재활용품들 역시 마찬가지. 색이 배인 스티로폼, 이물질이 잔뜩 낀 플라스틱이나 캔류 이것들은 모두 쓰레기장에 버려진다.

박종현 반장은 “약간의 이물질이나 극소량의 물기는 이동 중에 마르기도 해서 재활용하는 데 큰 지장이 없지만, 너무 심하게 오염된 품목들은 재활용이 어려우니 각 가정에서 조금씩만 신경 써 주시면 재활용률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견학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선별장에 와 보길 잘했다. 우리가 무심코 내놓은 것들이 이곳에선 쓰레기가 된다니. 앞으로 더욱 신경 써서 배출할 것”이라며 “견학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음엔 아이들과 함께 와야겠다”라고 입 모아 말했다.
 
위치 :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단1로 97-29
문의 : 041-529-5060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Tip. 그동안 헷갈렸던 재활용 배출방법 총정리
 
* 형광등 : 수거함이 따로 없다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깨진 형광등은 잘게 부서 신문지에 싸서 버려야 손이 베이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 과일 싸개 : 꽃 모양처럼 생긴 과일 싸개는 비닐과 스티로폼 성분이 섞여 스티로폼보다 비닐에 가깝고 일반 쓰레기로 버려도 무방하다.

* 우유 팩 : 수거함이 따로 없긴 하지만 씻어서 말린 후 펼쳐 버리면 선별이 훨씬 손쉽다. 두유 팩은 안쪽에 비닐 코팅이 되어있어 재활용보다는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뚜껑은 플라스틱으로 따로 배출.

* 아이스팩 : 통째로 일반 쓰레기로 내놓거나 내용물과 비닐 팩을 분리해 버려도 된다. 단, 내용물을 싱크대나 변기에 버리면 배수관이 막힐 수 있고, 버려진 젤이 생태계로 흘러가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르니 쓰레기통에 버리자.

*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것들 : 생선 가시, 돼지등뼈, 이쑤시개, 갑각류 껍질, 족발 뼈 등은 일반 쓰레기로 분류, 뾰족한 부분이 있을 땐 신문지에 싸서 버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