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알고 준비하면 길을 헤매지 않는다
먼저 알고 준비하면 길을 헤매지 않는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10.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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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 대 변혁 예고
 
조성훈 본스터디학원장

이번 호에서는 앞으로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중점 관리해야 하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할까 한다. 이전 호에서 생기부 기재상 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논의 중임을 말했다.

수상실적도 학년별 1개만 선택해서 제출하도록 변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무작정 많은 수상실적을 기재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제출용 수상실적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단 하나의 수상내역도 깊이와 전공 연계성에서 이전보다 수준이 높아져야 함을 의미한다. 하루 이틀 준비해서 수상하던 수준 낮은 수상실적은 경쟁력이 없다는 말이다.

학기 초에 자신의 진로와 관계있는 교내 대회를 꼼꼼히 체크하고 장기적으로 준비 가능한 대회를 중점 공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진로 탐구 보고서 대회가 있다면 주제 선정부터 자료 탐색 및 보고서 작성 그리고 ppt 작성까지 기본적인 장기 계획을 미리 짜놓고 준비해야 한다. 최소한 국회 도서관에서 관련 논문 정도는 검색해서 참조하는 수준은 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컨설팅할 때 공부를 잘하는 최상위권 학생들도 수상내역을 검증하다 보면 인터넷에서 짜깁기하거나 블로그나 관련 도서에서 옮겨다 적어놓은 자료들을 많이 보아왔다.

이것은 비단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에서도 무분별하게 많은 대회를 개최하다 보니 대회 목적과 내용 및 평가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될 수 있으면 많은 학생에게 혜택을 주려고 억지스럽게 동아리 활동 우수상 같은 걸 만들어서 공동수상이란 명목으로 20명 넘게 상을 남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학에서 과연 이런 수상을 의미 있게 평가해줄지는 의문이다. 공동수상은 최대 5명 이내로 장기적인 탐구 결과를 평가받는 대회 정도는 되어야 대학에서 의미 있는 수상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따라서 학기 초가 되면 자신이 도전하고자 하는 교내 대회 몇 개를 선정하고 수준 높은 결과물을 도출하도록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시절이 도래했다. 다음으로 진로희망을 적는 부분이 있다. 예전에는 학생과 부모가 각각 적었지만, 지금은 학생만 적게 변경되었다.

대부분 학생과 부모들은 이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교세특 부분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진로희망 부분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필자의 경우는 생각이 다르다. 생기부 상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로를 결정해야 모든 활동이 거기에 맞춰서 일관성 있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한, 희망사유에 개연성이 있어야 입사관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게 된다. 중간에 진로가 변경되었다면 보다 신중하게 희망사유를 적어 넣어야 할 것이다. 성의 없이 진로특강을 듣고 나서 아니면 어떤 책을 읽다가 감명을 받아서 진로가 바뀌었다고 하면 과연 진심이라고 믿을 사람이 있을까?

다시 한번 짚자면 생기부는 학창 시절 수행했던 모든 활동의 결과를 기록하는 매우 중요한 기초 자료이다. 이 자료가 일관성 있고 꼼꼼하게 작성해야만 자기소개서도 잘 나오고 면접에서도 유리해진다.

그리고 만약 자·동·봉·진으로 대표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정말 삭제된다면 생기부 관리는 모든 면에서 재고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하는 활동 대부분이 자·동·봉·진에 포함되어있다.

물론 지금이야 시국이 교육 문제로 시끄럽다 보니 이 부분을 전부 삭제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이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 이 부분이 완전히 삭제된다면 대학에서 평가할 부분은 교세특과 행특 밖에 없게 된다. 이것은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5지 선다형 문제를 O X 문제로 바꾸는 수준의 졸속 행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섣부른 판단으로 이 부분에 관한 관심을 접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만약 실제로 정신 나간 교육 정책 입안자들이 실행에 옮긴다면 대학에서는 절대로 생기부만을 신뢰해 학생을 선발하지 않을 것이다. 단언컨대, 면접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이미 수능에 대한 회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기 때문에 정시 선발을 늘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가는 것, 필자는 그것이 면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