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OST 작곡가 데이드림, 소설가로 변신해 천안서 북콘서트 열어
겨울연가 OST 작곡가 데이드림, 소설가로 변신해 천안서 북콘서트 열어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9.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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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미술전공 피아니스트 연세영(데이드림) 작가
3년간 고증 끝에 쓴 소설 ‘조선의열단 쌍권총 김상옥’, 곧 영화로
 

데이드림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세상에 알린 연세영은 미술을 전공한 화가라는 출신을 넘어 피아니스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케빈 컨, 이사오 사사키, 마이클 호페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나란히 합동공연을 펼치며 자신의 입지를 단단하게 세운 연세영. 그동안 연세영은 한 가지 장르만으로도 성공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음악 미술은 물론 문학까지 섭렵해 각 분야에서 탁월한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다재다능한 문화예술인으로 한국과 세계를 누벼왔다.

그런 연세영이 남다른 인연을 품고 천안에 온다. 자신이 쓴 소설과 함께.

숨겨진 고난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온 그의 삶과 그가 사랑하는 ‘조선의열단 쌍권총 김상옥’ 이야기를 들었다.
 
말레이시아 부킷잘릴 아레나 스타디움 연주모습1

 

겨울연가 명곡 OST의 주인공에서 소설가로 
 
데이드림=겨울연가. 이 등식은 어떤 의미일까. 2002년 국내에서 대히트를 친 드라마 ‘겨울연가’. 당시 겨울연가는 일본에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류 열풍을 몰고 왔다. 그런데 그가 작곡한 곡들이 겨울연가 OST에 수록되면서 그는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 배우들 못지않은 인기를 여전히 누리고 있다.

지난 6월 그는 국빈급 대우를 받으며 말레이시아 부킷잘릴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3만 관중이 주목한 가운데 자신의 곡을 연주했다.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 등 귀빈들이 참석한 행사로, 연주는 생중계됐으며 1억 명이 시청한 국가적인 행사였다. 이 행사에서 그는 올리비아 뉴턴 존, 톰 크루즈, 스티브 잡스, 무하마드 알리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수상한 ‘브랜드 로리어트 어워즈 International Brand Personality상’을 받았다. 대한민국을 알리는 문화예술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말레이시아 부킷잘릴 아레나 스타디움 연주모습2

음악으로 먼저 알려졌지만 실은 그는 선화예중, 계원예고를 거쳐 중앙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미술 전공자다. 그간 연세영은 50회 이상 개인전과 단체전, 국제교류전 등을 개최하며 세계에 자신이 미술가임을 꾸준히 알렸다.

지난해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올해 특선을 거머쥐며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미술 전문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어머니는 ‘나 죽기 전에 네가 국전에 입선이라도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죠. 늦은 나이지만 어머니 소원을 들어드리고 싶어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나갔는데 연속으로 상을 타게 됐어요.”

한때는 오랫동안 기자로 살았다. 문화예술 분야 기자로 시작해 편집장까지 지내며 관록을 쌓아나갔다. 겨울연가 곡들도 기자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작곡한 음악이었다. 지금까지 낸 정규앨범만 11장이고 편집 앨범은 25장쯤 된다. 정말 다채로운 경력이다.

그런 그가 또 다른 영역에 도전했다. 연세영은 시와 소설 부문에서 당당히 신인상을 받으며 이미 13권의 시집을 낸 작가다. 소설은 신인상 수상 전부터 써 왔다. 단편소설과 5편, 중편소설 <허난설헌-몽유일기> 1편, 장편소설 <다산 정약용-차왕(상·하)> 1편을 이미 완성했다. 이번에는 올해 같은 시국에 더 절절히 와닿을, 소설처럼 영화처럼 살다간 독립운동열사 김상옥의 이야기다.
 
연세영(데이드림)

 

노력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철저한 노력파 
 
그림도 잘 그려, 작곡도 능해, 시도 잘 쓰고 거기에 소설까지? “다 가진 거 아닌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다.

아무렇지 않은 듯 나직이 던지는 그의 말이 더 놀랍다. “재능이라기보다 누구나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명이었지만 피아니스트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이 없다고 말할 순 없었다. 하지만 6남매 중 가장 소질이 없다고 느꼈던 그다. 그는 정말 노력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철저한 노력파였다. 요즘도 그는 4~5시간의 수면만 취한다. 새벽에는 시, 소설 등 글쓰기를 하고 낮에는 피아노 연습, 저녁에는 그림을 그린다. 이렇듯 쉬지 않고 자신을 갈고 닦아왔기 때문에 그런 대답이 가능했다.

그의 유년과 청년 시절은 편해 보이는 온화한 인상과 너무도 달리 힘겨운 가난과 싸움이었다고. 그러나 연세영은 “그 고생이 나 스스로 더 노력하게 해주었다”고 말하는 긍정 멘탈의 소유자였다.
 

“독립운동 열사들의 삶, 절대 잊으면 안 돼” 
 
그는 독립열사들의 행적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한국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아는 유관순 사진의 얼굴을 자세히 봐요. 모진 고문으로 퉁퉁 부었잖아요. 암울한 시대가 그렇게 만든….”

독립운동 열사들의 사진은 힘들고 초췌한 모습이 많았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멋들어진 차림의 김상옥 열사의 사진을 발견한 것. 종로경찰서를 폭파하고 일경 1000명과 대적해 싸운 김상옥이었다. 김상옥은 일본 경찰과 싸워 칼까지 노획했으며 그 칼은 천안 독립기념관에 전시돼있다.
 
김상옥열사가 노획한 일본경찰의 칼 <사진제공 독립기념관>

그는 김상옥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책을 써야겠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그 후 3년이나 자료를 찾아다니며 책을 썼고 지난 광복절날 서울에서 비로소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또 국립현충원 공훈록에 쓰인 김상옥의 한자 이름 상옥(尙沃)과 부인 이름 ‘정진수’가 오기임을 밝혀내고 상옥(相玉)과 ‘정진주’로 고치게끔 했다. 김상옥을 향한 그의 열정이 잘못 기록된 역사를 발견하고 바로잡은 것이다.
 
연세영이 집필한 소설 '조선의열단 쌍권총 김상옥'

 

소설 ‘조선의열단 쌍권총 김상옥’ 영화로 제작 준비 중 
 
책 출간만으로 김상옥 이야기가 끝이 아녔다.

“책을 내도록 지원한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에서 영화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 상반기쯤 예고편을 내고, 하반기에 개봉이 목표죠. 영화 음악은 내가 직접 만들 계획이에요.”

내용을 보고 영화제작에 힘을 보태는 사람이 늘고 있어 그는 기쁘다.

그는 “생각 외로 숨겨진 독립투사와 애국지사들이 많다.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잘 찾아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먼저 학부모들이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고 공부했으면 한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역사가 많다. 잘 찾아서 제대로 알리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모르면 알 때까지 끝까지 찾아서 제대로 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조선의열단 쌍권총 김상옥 저자 연세영 초청 북콘서트>  
 
-주요 수상경력-
 
1991년 MBC 신인 가요제, KBS 창작가요제 수상
2001년 1집 Dreaming 발표, 총 앨범 36장
2008년 <문예지평> 시 부문 신인상
2009년 제5회 랭보문학상
2016년 <계간문예> 소설 부문 신인상
2018년 제26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한류문화 공헌 대상
2018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 부산국제미술대전 특선
2019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멜버른커피하우스에서 사전연주모습  

이번 북콘서트는 단출하게 마련해 더 알찬 시간으로 채울 계획이다. 콘서트에 온 모든 이가 만족할 수 있도록 연세영은 김상옥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물론 멜버른 커피하우스의 150년 된 피아노로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기로 했다. 또 그가 천안과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된 이야기도 들려주길 바란다.

깊어가는 가을의 길목에서 문화예술의 총아가 전하는 모두를 위한 북콘서트에 초대한다.

선착순 예약 50명. 참가비 5000원(음료 자유 선택)
 
일시 : 9월 27일(금) 7시
장소 : 천안 서북구 불당34길 3-16 멜버른 커피하우스(1층)
문의 : 010-3229-4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