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평온을 동시에…박의경의 미안(美·安)한 작품 이야기
아름다움과 평온을 동시에…박의경의 미안(美·安)한 작품 이야기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9.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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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아트’에서 ‘실’ 놀이하는 스트링아트 작가 ‘박의경’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가 고향인 박의경 작가. 박 작가는 결혼 후 서울에서 생활하다 아이들 어릴 때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잠깐만 머무를 요량으로 귀촌 생활을 자처, 이곳에 터를 잡은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방치되어 있던 마을회관을 리모델링 해 공방으로 사용한 지는 4년 남짓. 공방 이름 ‘실아트’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함자에 열매 ‘실(實)’ 자를 쓰시는 아버님 밑에서 태어난 박 작가는 ‘실’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다. 그리고는 ‘실’ 놀이터로 개조한 공간을 이웃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이름 따라간다는데, 실처럼 얇고 길게 가려나?” 하며 환하게 웃는 박 작가에게 좋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환하게 웃는 박의경 작가

 

박의경 작가 작품의 탄생 비화 
 
박 작가의 전공은 한국화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를 거치며, 그림 그리기에 한계를 느낀 박 작가는 규방 공예에 관심 갖게 된다. 그림을 그려 놓으면 아이들이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 놓는 바람에 평화로운 가정을 위해 잠시 그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그림 작업에서 손을 떼긴 했으나, 조각보 만들기에 재미를 붙인 박 작가는 천연염색 배우기에도 도전한다.

미술가로서의 끼 때문이었을까? 충북 괴산의 연방희 선생으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은 박 작가는 천연염색 수제자로, 다양한 빛깔을 담아낼 천연염색 실력자로 거듭난다.
 
조각보를 만드는 박의경 작가

‘한국화’ ‘바느질’ ‘천연염색’, 세 가지를 모두 섭렵한 박 작가는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해, 한국화에 염색과 바느질을 접목해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지닌 작품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9월 25일(수)~29일(일) 5일간 열리는 천안흥타령축제 현장에서도 박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박 작가는 “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생활문화 페스티벌 코너에서 선보일 작품은 모시에 무지개색을 염색한 조각공예 작품이다. 무지갯빛을 고스란히 담아 편안함을 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트링 아트와 한국화의 컬래버레이션 
 
박 작가의 작품은 스트링 아트를 표방하지만, 스트링 아트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천연 염색한 원단에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을 더 해 한국화가 주는 편안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강렬한 색채나 파격적인 소재보다 은은하고 온화한 컬러로 자연을 담은 작품이 대부분이다. 산의 능선을 실로 표현하고, 나뭇잎에 놓인 바느질 땀들은 옹기종이 실들이 모여 손을 잡고 있는 듯하다. 스트링 아트와 한국화의 컬래버레이션이 주는 감성이 이리도 따뜻할 줄이야.
 
공방 외부 전경

지난 8월 9일(금)~21일(수) 쌍용도서관에 전시된 박 작가의 작품을 본 관람객들은 “그림 안에 바느질이 들어가 있어 특이하다” “느낌이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으며, 전문 작가들 또한 작품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간결하다”라는 평을 전했다.

천안 신부동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 방문하면 남편 이정훈씨와 공동 작업한 대형 스트링 아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번 작품은 실, 로프, 한지 등의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볼륨을 표현한 작품으로 구역에 따라 입체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박 작가는 지난해 한뼘미술관에서 작품 전시를 진행했으며, 올해엔 보령 탑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개최, 충남미술대전 한국화 부분에 출전해 특선을 차지한 바 있다.
 
실아트 찾아가는 약도

 

어떤 작품 선보일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 
 
“그림과 바느질을 한 작품에서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라며 반짝이는 눈빛을 보이는 박 작가를 보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박 작가의 작품이 세상에 알려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완성된 작품을 블로그에 올리자 진가를 알아본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그것이 인연이 돼 전시회까지 열게 된 것이다.

또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이라고. 어느 날 우연히 공방 손님으로 들른 미술을 전공한 어느 교수는 박 작가의 작품을 보고는 합동 전시회를 제안했다는데.

“같이 전시회 하자는 말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그 교수님 이름만 말하면 아실만한 분인데. 활동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제안을 받은 게 너무 신나고 기뻐서 남편한테 엄청 자랑했다”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똑같은 회화가 아닌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노력하면서 ‘진정한 나’를 찾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하는 박 작가는 오늘도 스트링 아트에 한국화를 접목해 본인만의 색깔이 담긴 작품을 탄생시키느라 어느 때 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천천히 하지만 결국엔 자신의 길을 찾은 박의경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다려지는 건 작품에 담긴 박 작가의 묵묵한 열정 덕분 아닐까?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실아트로 놀러 오세요”
차 한 잔의 여유 만끽하며 미술작품 감상까지!
 
공방 내부에 있는 여름이와 실뭉치

천안 수신면 장산리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실아트’. 형형색색 파스텔톤의 공방 외관 덕분에 마을 분위기가 한층 밝고 아늑해 보인다.

안은 어떤 모습일까?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반려견 여름이가 꼬리를 흔들며 반겨준다. 박의경 작가와 남편 이정훈씨가 직접 만든 탁자와 의자 그리고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소품들은 취향 저격이다. 거기다 박 작가 작품 감상에 주인장이 직접 담근 수제청 음료까지 대접해주니, 그야말로 일석 삼조다.

공방 밖, ‘카페’라는 푯말을 보고 음료를 판매하는 것인지 물으니, “그건 미끼에 불과하다(웃음). 이 공간이 부부의 놀이터지만, 이웃들과 함께하고 싶은 공간이기도 하다. 부담 없이 오셔서 차 한잔 마시고 가셔도 좋고, 잠깐 쉬다 가셔도 된다”라고 말했다.
 
위치 :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장산2길 33-6
문의 : 010-7224-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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