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추계 전국중고교 육상경기 2관왕 천안 오성중 ‘이명웅’
2019년 추계 전국중고교 육상경기 2관왕 천안 오성중 ‘이명웅’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8.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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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인물 - 육상 꿈나무 이명웅 선수
 
8월 12일(월)부터 5일간 충북 보은에서 제48회 추계 전국중고등학교 육상경기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명웅(천안오성중 15) 선수는 800m와 1500m에서 1위를 차지. 800m 2분 18초, 1500m 4분 42초를 기록하며, 본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 17일(토) 천안시 체육회에서 천안 육상의 꿈나무로 주목받고 있는 이명웅 선수 직접 만났다. 육상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새내기 이명웅 선수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대회 거듭될수록 최고기록 경신하며, 발전하는 선수 
 
이명웅 선수에게 왜 달리기 시작했냐고 물으니 “공부하기 싫어서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까지 전문적으로 육상을 배워본 적 없던 이명웅 선수는 단순히 공부가 싫어 육상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 선수와 같은 기량을 뽐내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닐 텐데. 

천안시 체육회 육상전문지도자 김종순 코치는 “처음에 와서 달리는데, 리듬감이 좋은 게 눈에 들어왔다. 눈여겨보니 달리기에 소질이 있어 보였다”라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명웅 선수는 추계 육상경기대회에 앞서 열린 꿈나무 선수 선발대회 800m와 1500m에서 각각 은메달 금메달, 전국 소년체전에선 1500m 은메달, 3000m 동메달 획득 및 다수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천안의 육상 꿈나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48회 추계 전국중고등학교 육상대회 1500m와 3000m 메달 수여식 (선수들 중 가운데가 이명웅 선수)

무엇보다 이번 추계 육상경기 1500m 부문에서 이명웅 선수의 1위 차지가 더욱 뜻깊다. 그 이유는 소년체전 당시에 1등 했던 선수를 제치고 이명웅 선수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명웅이 성격이 밝은 데다 성실하고 정직하다. 내가 짜준 프로그램과 식단을 어기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러니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라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달릴 때 드는 생각이라곤 “앞에 사람이 있으면 잡고 싶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라는 이명웅 선수는 이토록 승부욕이 넘치지만,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아직 큰 슬럼프 없이 즐기듯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재능 알아봐 준 코치님 덕분에 달릴 수 있었어요” 
 
육상이 하고 싶다며 2017년 7월 체육회에 왔을 당시 이명웅 선수는 키 140cm에 몸무게 25kg 정도로 왜소한 체격에 달리기 실력이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김종순 코치와 이명웅 선수

김 코치가 “앞서 말했다시피 리듬감은 초보치고 괜찮아 보였다(웃음). 처음엔 별로였어도 지금은 제일 잘한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라고 하니, 이 선수는 “코치님이 몸 관리해주시고, 많이 신경 써 주셔서 체력이 좋아졌다”라며 배시시 웃는다.

이명웅 선수가 육상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이 선수의 부모는 운동하는 것을 반대했다. 이에 김 코치는 곧바로 부모님을 찾아가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명웅 선수의 재능을 그냥 썩히기엔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소질이 있는 아이들은 성적이 특출나게 나온다. 명웅이가 바로 그런 아이다. 책임지고 훌륭한 선수로 만들어 주겠다”라는 김 코치의 호언장담에 이 선수의 부모가 두 손 두 발을 들었다고 하는데.
 
이명웅 선수

육상선수의 길을 반대하던 부모도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내고 있는 딸이 자랑스럽다”라며 김 코치의 선견지명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또, 이명웅 선수의 활약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이 선수가 육상을 시작하게 된데 혁혁한 공을 세운 김 코치는 이명웅 선수의 재능이 뛰어남은 물론이고, 앞으로 천안을 빛낼 큰 인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코치의 확신 덕분인지 이명웅 선수의 코치님 사랑 또한 남다르다. “나중에 실업팀에 갈 때 꼭 코치님과 같은 팀으로 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걸 보니.
 
 
세계대회에서도 반드시 좋은 성과 있을 것 
 
김종순 코치의 설명에 따르면 이명웅 선수는 신체 조건부터 남다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하지장(下肢長)이 길고, 자세와 리듬감이 좋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달린다. 리듬감이 좋아 다른 선수들보다 부상도 적은 편이다.

또 “명웅이를 예뻐할 수밖에 없다. 성실하고 훈련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는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더욱더 큰 격려를 해주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천안시 체육회 육상부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는 이명웅 선수(하늘색 점퍼)

무턱대고 시작한 달리기가 지금은 이명웅 선수의 인생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목표이자 꿈이 되었다. 운동하느라 학교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오늘도 달리는 게 즐겁다는 이명웅 선수.

앞으로 각오를 물으니, “성인이 되면 마라톤에 도전해 보고 싶다. 또 더 나아가서 세계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기도 하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종순 코치는 “명웅이는 국제 대회에 출전할 만한 기량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국내에서만 만족하지 말고,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다음 아시안 게임 가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인터뷰 자리에선 수줍은 듯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육상 레일에 서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달리는 모습은 당차기 그지없다. 육상선수의 꿈나무 이명웅 선수,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주목받는 신예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달려라 이명웅! 파이팅!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