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 1년 만에 15만 구독자 거느린 농부 유튜버
개설 1년 만에 15만 구독자 거느린 농부 유튜버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6.20 14: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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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천안성호육묘장 대표
농사 잘 짓는 노하우 꾸밈없이 대방출…밭에서 만난 두더지 영상 460만 뷰 넘어

분명 농사꾼이다. 농사만 40년 넘게 지었다. 그런데 안성덕 성호육묘장 대표는 어느새 유명 유튜버가 돼 있었다. 화려한 방송 장비도 없다. 영상 촬영을 위한 기교와 편집도 없을뿐더러 심지어 러닝셔츠 바람으로 방송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인기다.

“어허, 고추 농사 지을 때 저러면 안 되는데. 내가 아는 방법으로 하면 절대 문제 안 생기는데 알려주지 못해 안타까웠어유.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아는 농사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더라니께유. 특히 귀농 귀촌자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유. 또 그 정도 방송이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던 것도 있고유.”

그렇게 시작한 유튜브 방송. 당연히 가족들은 만만하게 봐서 될 것이 아니라고 말렸다. 그러나 안성덕 대표는 자신 있었다.

그러기를 1년.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안성덕 대표의 농사 유튜브 방송은 1년 만에 15만 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광고도 붙었다. 안 대표는 상위 1%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마천루 경쟁 속 같은 유튜브 방송에서 고정수입을 벌어들이는 유튜브 강자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안성덕 대표와 그의 부인

평범한 농부에서 인기 유튜버로 변신한 그를 만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었다.

 

겁 없는 도전의 무기는 무엇? 
 
최근 유튜브 열풍은 광풍이라고 할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청소년들의 희망직업 1순위가 유튜버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어지간한 방송은 유튜브로 시청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유튜브 방송의 큰 전환점을 만든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1인 방송의 매력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는 편리함이다. 지금 유튜브 열기는 유튜브 사상 가장 뜨겁다.

그래서 너도나도 유튜브 방송으로 전향하는 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러나 구독자가 1000명만 넘어도 나름 성공한 유튜버라고 할 만큼 빽빽한 경쟁의 틈 사이에서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런데 평범한 농부가 쏘아 올리는 방송이 어째서 인기인 걸까.

성호육묘장 유튜브 방송을 본 사람들은 안다. 안성덕 대표가 진지하고도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농사 노하우는 꽤 쏠쏠하다. 농사를 처음 짓는 사람들이나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농작물의 종류가 많듯 다양한 작물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을 해준다.
 
안 대표가 부인과 함께 텃밭 가꾸는 모습

생산성 향상은 물론이고 약 덜 치고 작물 기르는 법, 천연 비료 만드는 법, 밭을 일구는 요령, 힘 덜 들이고 작물 관리하는 법 등 소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팁들을 대방출한다. 아주 작은 것일 수 있지만 안 대표가 알려주기 전엔 생각도 못 한 방법들이 많다. 농사짓거나 텃밭 가꾸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매우 유용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으니 밭에서 일하다 보면 여러 동물과 곤충이 자주 나타난다. 두더지 뱀 땅강아지 두꺼비 맹꽁이 도롱뇽 참개구리 등은 도심에서는 여간해서 보기 힘든 동물들이다. 이런 동물이 나타날 때마다 안성덕 대표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시청자들에게 설명한다.

밭에서 고구마를 캐다 발견한 두더지를 촬영한 영상은 무려 460만 뷰를 훌쩍 넘기며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댓글만 9300개가 넘는다.

“밭에 천연퇴비가 많으니 벌레가 많지유. 그러니까 두더지가 찾아오는 거예요. 대부분 두더지가 보이면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고 죽이는데 어린 작물에는 두더지가 땅속에 길을 내면 산소가 드나들게 해주어 좋은 점이 많아유.”

“두더지는 촬영 후 산에 풀어줬어요.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고양이 닭 토끼 등을 돌보는 일상을 찍은 영상도 시청자들이 좋아해유.”
 

꾸밈없이 솔직한 영상과 입담으로 진솔함 인정받아 
 
안성덕 대표의 방송은 자연 그대로다. 옷도 입던 그대로며 방송을 위한 단장이라곤 1도 없다. 게다가 충청도 특유의 사투리로 자분자분 설명하는 모습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방송 때는 진지하다. 스스로 설명에 빠져들며 온갖 이야기를 해준다. 밭을 가꾸는 모습도 실제 그 자체다. 촬영도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위한 전문장비 하나 없이 그는 정글 같은 유튜브 방송의 세계를 정복했다. 그의 꾸밈없고 진솔한 방송을 칭찬한 방송도 있다. 그의 방송에 감동해 직접 찾아오는 구독자도 있다. 해남에서 해산물을 싸 들고 오는 구독자, 태백에서 모자를 선물로 갖고 온 구독자 등 그를 챙겨주는 구독자가 있어 기쁘다.
 

안 대표는 “농사에 도움 되는 이야기가 많아서이지 않을까”라고 추정한다. 실제 유튜브에는 농사와 관련한 영상은 엄청 많다. 그런데도 유독 그의 방송이 인기가 많은 것은 정말 쓸모있는 농사 노하우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그도 알고 있다. 실력으로 판가름 난다는 것을.

안 대표는 유튜브의 장점을 늘어놓는다.

“방송 작가들도 하는 얘기가 요즘 사람들이 유튜브를 더 많이 본대유. 유튜브는 폰을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으니 편하잖아유. TV는 시간 맞춰 봐야지만 스마트폰은 보고 싶을 때 열면 자기가 원하는 정보 다 나오지유, 또 얼마나 골고루 나와유?”

유튜버가 되고 나서 알게 된 광고와의 상관관계도 풀어놓는다. 워낙 대세라는 유튜브 방송의 수익과 프로모션 시스템까지 알려주니 귀가 솔깃하다.
그에게 유튜브는 보물창고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생업인 육묘장 일을 다 하면서 텃밭 가꾸는 작업을 활용해서 올리면 되니까 힘들어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600개 정도 영상을 올렸다. 언제 그 많은 영상을 올렸나 싶다.

“농부가 가장 힘들지만 또 가장 편해유.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해서 쓸 수 있잖아요. 그렇게 일 다 하고 남은 시간에 영상 촬영해서 올리는 거예유.”
 

매일의 농사 과정, 기록으로 모두 남겨 
 
안성덕 대표는 “농사로도 얼마든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항상 일기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매일 오늘 날씨는 어땠는지, 서리가 왔는지 장마철인지, 파종일과 가식일, 농사에 필요한 물품 구입 목록과 농작물 시세까지 꼼꼼히 기록했다.
 

뒷날 그 일기는 훌륭한 정보가 된다. 농사짓는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지난해 출하실정과 올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가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묵묵히 3년만 하면 드디어 기대소득이 나와유.”

안성덕 대표는 육묘에 관한 팁도 알려준다.

“모종은 약간 노란빛이 도는 게 노지에 옮겨심었을 때 더 잘 자라유. 근데 사람들은 무조건 새파란 것이 좋은 줄 알아유.”

어떻게든 자신이 아는 지식과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은 그의 마음이 쏙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 마음 그대로 시작한 유튜브 방송. 인기 상승과 더불어 그의 자존감도 올라갔다.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하겠지유. 혁명을 일으켰다고 생각해유. 허허허.”

쑥스러운 듯하지만 다부지게 말하는 안 대표의 모습에서 자신감이 훤히 비친다.

사진을 부탁했다. 부인과 나란히 앉아 함께 웃는 표정이 때 묻지 않은 아이처럼 환했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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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근 2019-10-18 09:32:23
농업계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귀한 말씀 많이 해주실 것 같습니다. 기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