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좋고, 영양 많은 발효음식이 가득한 곳
맛 좋고, 영양 많은 발효음식이 가득한 곳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5.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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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만든 전통 발효식품 맛보고 싶다면 발효장터로!
 
천안역전시장(구 천안역공설시장)에 발효장터가 있다. 발효장터는 2016년 5월 역전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상인조합과 천안시가 지원해서 만든 전통발효식품 협동조합이다.

지난 4월 발효장터는 침체한 시장경기 회복과 더불어 발효제품의 전문화 세계화 다양화를 꾀하며, 발효장터 특성화 매장을 확대 개장했다.

기존에 있던 매장 ‘장독대’에선 발효제품 제조를, 이번에 문을 연 ‘대청마루’에선 제품의 판매 유통 등 다양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다.
 
이승학 대표이사와 박수민 기술이사 (오른쪽부터)

 

발효의 미학! 그 시작은 
 
30여 년 동안 곡물 발효에 힘을 쏟은 천안역전시장 전통발효식품 협동조합 이승학 대표이사는 젊은 시절 방앗간을 운영했다. 방앗간에 출입하는 어르신들의 장 담그기를 도와 드리다 전통장에 관심이 생겨 보리쌀을 발효시키기 시작했다고.

발효에 실패해 버린 보리쌀에 꿀벌이 모여드는 것은 본 이 대표는 발효시킨 곡식이 영양가가 뛰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이 들었다. 이 확신 덕분에 이 대표는 곡식 발효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때 발효에 쓰인 곡식만 해도 몇십 가마. 보리쌀과 팥 발효에 성공하는데 각각 3년 5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 대표는 “지금은 곡식 발효라면 어떤 곡식이든 모두 자신 있다”라며 “발효는 무엇보다 온도 습도 공기가 중요하다. 이런 것들은 모두 자연이 해주는 것이다. 발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다릴 줄 아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기자가 매장에 방문한 날, 이 대표는 곧 출시를 앞둔 보리차를 대접했다. 발효시킨 보리쌀 열 알갱이 정도 담긴 컵에 뜨거운 물을 부으니 이내 진하고 구수한 발효 보리차가 완성된다.
 
 
이 대표의 발효 기술 통해 다시 태어난 발효 곡식들 
 
이 대표는 전통장류와 더불어 팥차 오곡선식 등의 다양한 곡식 발효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팥은 본디 성분이 차가워 몸이 차가운 사람은 되도록 팥을 먹지 않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발효를 거친 발효 팥차의 경우 차가운 성질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발효과정에서 특유의 향을 없애 편하게 차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발효 팥차는 첨가물 없이 100% 국산 팥을 이용해 만들었으며, 필수지방산 미네랄 폴리페놀 등이 풍부하다.

이 대표는 “팥을 띄우면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를 맛있는 냄새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천연 방부 효과를 하는 약초 덕분에 잡내를 잡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통밀 율무 보리 현미 콩을 발효해 만든 ‘발효 오곡선식’은 불균형한 식단으로 인한 효소를 보충하기 위해 만든 발효 건강식품이다.

지금 발효식품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프로바이틱스 즉, 유산균 때문이다.
 
발효된 보리쌀을 주걱으로 섞어주는 이승학 대표이사

발효제품 특성화 매장 박수민 기술이사 박수민 이학박사는 “발효과정을 거친 음식물은 고분자에서 올리고당 형태인 저분자로 변형된다. 때문에 발효식품을 섭취하면, 소화 기능이 좋아질 뿐 아니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생리 활성화와 면역력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팥의 효능에 대한 동물 실험 결과 <자료제공 : 발효장터>

 

특성화 매장 개장으로 새로운 도약 꿈꾸는 발효장터 
 
발효장터 특성화 매장 개장은 천안역전시장 전통발효식품 협동조합과 전국 발효식품 관계자들이 상생발전 협약을 맺어 전국 발효식품의 특화 판매망을 구축함에 따라 마련됐다.

이번에 개장한 발효장터 특성화 매장은 기존에 판매하던 발효식품 외에 장류, 김치류, 식초, 발효액, 저장음식 등 상품을 확대 판매한다. 매장에선 전국 전통식품과 전통 발효식품을 한자리에서 맛보고 구입할 수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곡식 발효제품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젓갈류

대청마루에는 △여수 갓김치, 물김치, 고들빼기 △곡성 양파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백김치 △세종 배추김치, 파김치, 알타리김치, 동치미, 백김치 △행화촌 된장, 고추장, 마늘장아찌, 구운 소금 △혜미강 된장, 고추장, 청국장, 간장 △버섯 장아찌, 당귀 장아찌 외 다양한 저염 젓갈류와 잼류가 준비되어 있다.

박 이사는 “이 대표님은 대표님만의 기술과 비법을 이용해 발효제품 제조를 담당하고, 특성화 매장에선 판매와 유통 등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한국의 발효식품을 널리 알리고 판매하게 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발효장터에 오시면 몸에 좋은 발효 곡물차를 드실 수 있다. 전통장 담그는 노하우와 청국장 띄우는 방법 등을 지역 시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다. 천안역전시장 상인들이 오랜 침체를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꼭 한번 역전시장에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위치 : 천안시 동남구 공설시장1길 9
문의 : 이승학 대표이사(장독대) 010-5433-6899, 박수민 기술이사(대청마루) 010-9472-4133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고추장 담그기, 발효장터 ‘장독대’에서 원스톱으로 한 번에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 담가도 맛있는 보리쌀 고추장 
 
발효장터에 방문하면 번거로운 고추장 담그기가 손쉽게 해결된다. 매장에서 고춧가루 메줏가루 맛국물 등의 고추장 담그기 재료를 판매해 재료 구입 시 추가 비용 없이 즉석에서 만든 고추장을 담아갈 수 있다.
 
발효보리 고추장 키트

또, 집에 있는 고춧가루를 가지고 가도 고추장을 담글 수 있는데, 고춧가루 1kg에 보리쌀 고추장 7kg을 담글 수 있다고 하니 도전해 볼 만 하다. 매장 방문이 어렵다면 택배 접수도 가능하다.

옛날 어르신들은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장을 담가야 장을 잘 담글 수 있다는데, 장독대로 오면 장 담그기에 실패할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보리쌀 고추장에는 화학 재료는 단 1%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상온이나 햇빛에 내놔도 상하지 않는 것이 우리 장독대 보리쌀 고추장의 자랑거리”라고 자부했다.
 
사진 1 : 이승학 대표이사와 박수민 기술이사 (오른쪽부터)
사진 2 : 발효된 보리쌀을 주걱으로 섞어주는 이승학 대표이사
사진 3 : 팥의 효능에 대한 동물 실험 결과 <자료제공 : 발효장터>
사진 4 :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곡식 발효제품
사진 5 :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젓갈류
사진 6(박스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