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준비물 예산을 들여다보고 요구하라”
“학습준비물 예산을 들여다보고 요구하라”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5.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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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예산 톺아보기

 
지난 17일(금) 천안NGO센터 교류실에서는 평등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회가 주관하는 시민교육사업으로 학교예산 중에서 학습준비물 예산을 들여다보는 강좌가 열렸다.

이날 강좌는 ‘내가 낸 세금, 다 어디로 갔을까?’의 공동 저자인 공익재정연구소 이상석 소장을 초청하여 진행했다. 이 소장은 현재 유튜브에 ‘비리 잡는 세금 판다’라는 채널을 개설하여 그동안 진행해왔던 지방자치단체의 세금 사용에 대한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있다.
 

이 소장은 광주 전남의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예산집행현황을 조사하면서 나타났던 문제점들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자료를 보여주면서 “이제는 재정 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고 궁금하면 물어보고 확인하고 요구하라”고 덧붙였다.

학습준비물이란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수업시간에 학생이 활용하는 각종 물품, 즉 학생들이 수업 준비를 위해 구입하는 물품을 말한다. 도화지 풀 찰흙 색종이 크레파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부는 1998년부터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여러 계획의 하나로 초등학교 대상 학습준비물 지원을 시작했고 지자체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 1인당 3만원 정도의 예산이 잡혀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습준비물 예산에 대한 관리, 감독이 소홀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액과 집행액, 실제 집행액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목적으로 예산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교사용 사무용품, 청소용품, 비품, 학습보조자재 등 다른 항목으로 편성해야 할 물품까지 섞어서 구매하는 것이다. 학습준비물과 청소물품 사무용품을 구입하면서 한꺼번에 일괄 발의하고 일괄 구매해 분리가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규정에 따라 예산항목을 구분하여 학습준비물 구입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 관행적으로 집행하다 보니 학습준비물 예산으로 다른 예산에서 써야 할 비용을 집행하고, 정작 학습준비물 구입비용이 부족해지자 다른 항목의 예산을 끌어다 쓰는 등, 결과적으로 투명한 예산 집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학습준비물 예산으로 다른 물품들을 구매하였다면 원래 다른 항목으로 책정된 예산은 어디에 사용한 것일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또한 학습준비물 예산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신학기 때를 비롯해 매번 학부모들에게 준비물 구입을 강요하고 있는 점이 나타난다.

이상석 소장은 “학습준비물 집행 실태를 살펴본 결과 나타난 문제점은 정확한 예산편성과 정산보고를 통해 얼마든지 개선 가능한 부분이다.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들이 학습준비물 집행 실태에 대해 점검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교육청 홈페이지 예·결산 자료를 살펴보고 학교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라”고 강조했다.
 
주평탁 기자 pyongtak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