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과목을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고교학점제
원하는 과목을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고교학점제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4.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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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 알아보기

교육부는 입시 위주 수능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하고, 자유로운 고등교육을 위해 2022년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교육부 방침대로 2022년에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면, 현재 중학교 1학년생들은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고교학점제 시행의 첫 번째 대상이 되는 것이다.

갓 중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고교학점제, 그게 무엇이냐”라며 “내가 아이 교육에 무심한 사람이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고교학점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고교학점제란 대학처럼 학생들이 교과를 선택하고 강의실을 다니며 수업을 듣고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과목선택제를 토대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교육 공약 중 하나다.
 
 
2022년 도입, 2025년부터 전면 시행 
 
학부모 B씨는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자유롭게 탐구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된다니 이론적으론 이상적인 교육방법일 것 같다”라며 “하지만 정작 이게 얼마나 제대로 준비돼서 시행될지 걱정이다. 더군다나 우리 아이가 고등학생 되면 시행된다고 하니,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걱정을 전했다.

고교학점제는 2022년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도입될 계획이다. 이는 기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활용하면서 교육과정의 체제를 개편하는 부분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 교육과정이 본격 적용되는 건 2025년부터”라며 “연구학교 및 선도학교 운영 경험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고교학점제가 도입․완성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에 전국적으로 연구학교 54개(일반고 31, 특성화고 23), 선도학교(일반고) 51개 총 105개 학교가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지정되었으며, 천안지역에선 천안신당고등학교(교장 조민철)가 교육부 지정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신당고등학교에선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의 하나로 지난해 정보 심화 교과 ‘프로그래밍’을 개설해 신당고를 비롯해 인근 5개 학교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공동교육과정 형태의 수업이 이루어졌다. 야간에 이루어진 프로그래밍 수업은 34차시 진행됐다.

이때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꿈을 향해 한발 다가가는 시간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때로는 어려운 선택 교과 내용에 긴장감도 느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충남도교육청 교육과정과 중등교육팀 안현정 장학사는 “학생들의 수강신청을 받아 과목을 개설하는데, 수강인원이 적은 소수선택교과목을 모아서 인근 학교 학생들과 같이 공동교육과정으로 운영·지원한다”라고 전했다.
 
 
진로 진학을 결정하는데 선택의 폭 넓어질 것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미래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바뀌고 있을 뿐 아니라 4차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아이들의 꿈 또한 제각각이다.

의사 변호사 판사 등의 직업을 선호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1인 방송 및 미디어의 발달과 급격한 변화로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유튜버를 꿈 꾸꾸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또, 연예인이 되고 싶은 친구들도 있다.

미용사 제빵사 요리사 바리스타 과학자 미생물학자 등 직업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현재 천안지역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C양은 “저희 반 친구들을 보면 영화감독, 외교관 등 꿈이 참 다양하다”라며 “그런데 사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이 꿈과 그렇게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꿈을 좇아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진학하면 그때는 뭔가 좀 달라지겠죠?”라고 되물었다.

확실한 개성을 가진 서로 다른 아이들에게 선택이 제한된 대입중심의 교육과정은 이제 변화를 넘어 혁신을 시도해야 할 때가 온 것임은 분명하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게 되면, 학점을 기준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한다.

또한,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보와 확대를 지향하므로 학교 여건이 허락하는 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심에 따라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안 장학사는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면 학생들은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 학생들의 선택권이 다양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위주의 상대평가에서 성취 정도에 따른 성취(절대)평가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선택한 과목에 따라 교실로 이동하는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변경된다. 수업과 연계된 과정 중심의 평가로 지필 평가는 축소되고, 서술 논술 수행평가 등을 확대해 학습 과정 및 성장에 초점을 둔 과정 중심의 평가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교사는 명확한 근거와 기준을 통해 수업에 참여한 학생에 대해 판단 기록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세부사항은 아직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 D씨는 “고교학점제 시행 의도는 좋지만 이럴 경우, 학생부종합전형이 더욱 확대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걱정이다. 교육부에서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할지 모르겠지만, 취지와 다르게 변질하는 건 아닐지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충남도교육청 안현정 장학사는 “이수 과목에 따른 과목별 기준이 정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절대평가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이수 및 미이수에 대한 구분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이수 시 보충학습 등의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지금은 2022년도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며 “학교에서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과 필요한 과목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