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입을 수 있는 헌 옷 기부하면 파키스탄 학교가 됩니다”
“다시 입을 수 있는 헌 옷 기부하면 파키스탄 학교가 됩니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4.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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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옷 되살림’ 운동으로 파키스탄 빈곤층 학교 지원
주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다. 아이들이 훌쩍 자라 멀쩡하지만 작아서 못 입거나, 어느 날 불쑥 할인행사의 유혹에 빠져 샀다가 유행이 지난 탓에 한 번도 입지 못한 새 옷들을 정리하며 느껴지는 허탈함을.
 
요즘은 낡거나 헤어져 못 입는 옷이 거의 없다. 유행 지난 옷들로 꽉 찬 옷장을 비우기 위해 정리하는 일을 반복하는 주부들이라면 알아두면 좋을 소식이 있다. 겨우내 쌓인 겨울옷들을 정리하고 따뜻한 마음도 전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행사다.
 

바로 4월 한 달간 전국에서 진행되는 한살림의 ‘옷 되살림 운동’이다. 한살림연합에서 매년 진행하는 이 행사는 우리의 풍유로움 저편에 있는, 국경을 넘어 세계의 가난한 나라에 펼치는 민중연대교류 활동이자 뜻깊은 생활 실천 운동이다.

 

헌 옷 기부만으로 파키스탄 아이들 교육받게 해 
 
장현진 한살림천안아산 사무국장은 “옷 되살림 운동은 2017년 아시아 민중교류활동으로 시작했다. 그해 JFSA(일본 섬유재활용협회)와 한살림이 헌 옷 83톤을 모아 AKBG(파키스탄 알카이르비지니스그룹)에 기증했고 AKBG가 헌 옷 판매 수익금으로 파키스탄 빈민촌학교 알카이르 학교에 운영비를 지원했다. 지난해는 수거한 옷들이 110톤 규모로 커졌다. 올해는 4월 한 달간 집중 모집해 101톤 수거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알카이르 학교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시 쓰레기가 모이는 ‘카츠라 쿤다’에서 5000여명의 주민이 쓰레기 더미에서 고철을 주우며 살아가는 곳에 있다. 30년 전 교육운동가 무하마드 마자히르가 이곳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세웠다.

그동안은 수거한 옷들을 전량 현지로 보내 판매했더니 운송 등에 과다한 경비가 발생해 후원금이 줄었다. 올해는 이점을 개선해 국내 중고수출 의류업체와 함께 미리 국내에서 적절한 가격을 책정·판매해 약 3000만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익금은 파키스탄 3000여명의 학생과 200여명의 교사들을 위해 사용한다. 일부는 국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마음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 
 
입을 수 있는 사계절 의류나 속옷, 가방, 신발, 벨트 등의 잡화들을 세탁해 한살림 주문공급 담당자에게 전달하거나 매장에 가서 옷모음함에 넣으면 된다. 조합원과 비조합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을 맡은 박경아 팀장은 “지역마다 좁은 사무실에서 수거한 옷들을 박스에 정리해야 하고, 특히 주문공급 담당자분들이 옷 수거를 위해 두 배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힘든 점이 있다. 그래도 워낙 취지가 좋은 일이고 해마다 수거량과 참여가 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사업 첫해부터 옷 되살림 운동에 참여해 올해도 벌써 기부를 끝냈다는 이지선(46 아산시 염치읍)씨는 “아이들이 크면서 작아진 옷들을 그냥 버리기 아쉬워 보관했었는데 아이들에게 이 옷들을 기부해 파키스탄의 학교에 운영기금으로 사용할 거라고 설명하자 매우 기뻐했다. 아까운 자원도 살리고 교육적 의미도 커 앞으로도 계속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의 : 한살림 천안아산매장 041-542-1726 두정매장 041-553-1710 
 
시민리포터 신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