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천안시 총예산 1조7047억, 어디에 얼마나 쓰였나
2018 천안시 총예산 1조7047억, 어디에 얼마나 쓰였나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1.1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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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민 1인당 세출 206만2000원, 잘 누리고 있었나
2018 주민이 직접 쓴 천안시 예산분석

최근 들어 시민단체들이 천안시 예산을 집중분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만큼 시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게 감시 견제하는 일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천안KYC가 ‘2018 주민이 직접 쓴 천안시 예산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천안시 살림살이를 총체적으로 분석해 시민들이 천안시 예산을 이해할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한유정 KYC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알지 못하거나 시민들이 바라지 않는 일에 많은 돈이 쓰이기도 한다. 예산을 살펴보면 그 쓰임새를 알게 돼 낭비성 예산 집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예산분석을 통해 분야별 예산집중도를 파악해 우리가 바라는 분야에 제대로 쓰이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 KYC가 발간한 ‘2018 주민이 직접 쓴 천안시 예산분석(이하 천안예산분석)’은 천안시 살림살이를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이 어려워하는 예산을 알기 쉽게 정리했으며 이해를 돕는 자세한 설명도 곁들였다.
 
천안KYC가 발간한 예산분석 책자

천안예산분석에서는 먼저 세입 규모와 어떤 세입이 가장 많은지 분석했다. 이러한 세입구성을 통해 천안시 재정자립도를 알게 된다. 2017 세입을 기준으로 분석한 천안시 재정자립도는 47.74%였다. 충남에서 가장 높은 재정자립도이나, 시 지역평균인 50.84%에 미치지 못했다.

2017 결산을 중심으로 한 세출은 1인당 206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예산을 많이 쓰는 분야는 사회복지, 수송과 교통, 농림해양수산 분야다. 공공질서 및 안전, 보건, 교육 분야에는 가장 예산을 적게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복지 분야는 32.49%로 천안시에서 가장 큰 비용이 편성돼 있지만, 유사단체 9개 시 평균 38.45%보다는 낮다.
 

소극적인 예산 책정, 세출액도 본예산보다 적어 
 
2018년 예산서를 중심으로 확인한 천안시 총예산은 1조7047억이다. 천안예산분석에서는 천안시는 예산서와 결산서 상의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 동안 평균 3644억의 차액이 발생한 것. 예측가능한 수준보다 세입예산을 적게 잡았다. 이는 예산이 필요한 곳에 효율적인 배분을 어렵게 만든다.

계획보다 많이 들어온 초과분이 있는데도 결산서 상의 세출은 본예산서 세출액보다도 적다. 예산대로 계획이 집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산을 분석함으로써 이런 부분들을 면밀히 살필 수 있다.

예산을 초과한 세입은 어디에 쓰였을까. 추경예산분석을 통해 알아봤을 때 자본지출, 즉 시설비와 부대비에 958억원을 사용했다. 추경을 통해 증가한 예산 2450억원의 약 39%에 해당한다.
 
 
예산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사전교육을 받는 모습

천안시민이 예산 배정을 원하는 분야는 무엇일까 

2017년 충남사회조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천안시가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 노력할 분야로 주거안전분야(47.5%)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다음으로 복지의료분야(37.5%) 교통도시개발분야(33.7%) 순으로 나타났다. 천안시민의 주거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8이다. 주거안전분야의 요구가 지속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30대의 주택만족도가 가장 낮다. 부채의 주된 이유도 주택 임차와 구입(60%) 때문으로 조사됐다.

안전에 대한 인식도 하락했다. 범죄 사고 재난 재해 환경 등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교통과 도시개발에 대한 시민요구도 꾸준한데 시내버스 만족도는 가장 낮게 조사됐다. 천안예산분석에서는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으로 운수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것이 효율적인 예산 활용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예산분석을 하기 위해 검토하는 모습

예산분석자들의 분석을 통해 본 천안시 예산 집행의 흠결 

‘평등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회(이하 천안평학)’는 교육경비보조예산에 대해 분석했다. 지자체의 교육에 관한 관심을 알 수 있다.

천안평학은 “교육경비보조예산 405억원 중 급식지원예산만 326억원이다. 교육경비 78억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영어 외국어 관련 보조가 절반 가까이 나타나 그 외 지원은 매우 부족하다. 또 중고등학교 환경개선지원액은 학생 수에 훨씬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청년(만18세~39세)층 31.43%가 사는 천안시 청년지원예산을 분석한 분석자는 “청년정책이 생활과 복지로 확대되는 전국적인 추세에도 천안시는 일자리 지원에 집중돼 있다”며 “자산형성지원과 사회적경제 청년도제 육성사업은 중앙업무의 대행이거나 도 시책사업에 따른 것이지 천안시 청년정책은 아니다”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민간단체지방보조사업을 분석한 분석자들은 “수많은 민간단체가 있는데 지원조례가 없는 일부 단체들을 매년 관행적으로 운영비를 지원해온 부분은 공정하지 못하다. 또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은 정산내역들은 천안시의 안일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주민참여예산제 운영도 분석했다. 이 분석자들은 “특정사업에 편중되지 않도록 불균형을 해소하고 참여자 연령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형식적인 회의로 끝나지 않도록 회의를 늘리고 상시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