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농의 참신함 담뿍 담은 딸기 체험 특화 농장
청년 창업농의 참신함 담뿍 담은 딸기 체험 특화 농장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2.2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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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내 생애 첫 딸기’ 양철훈 대표
딸기만큼 상큼하고 예쁜 비주얼을 자랑하는 채소가 있을까. 채소가게에서는 볼 수 없는 고급스러운 자태의 딸기. 요즘 한창 출하 시기인 딸기는 온실에서 한겨울 곱게 자란 느낌 가득 풍기며 우리의 입맛을 유혹한다.
 
여기 그 딸기의 품격을 더한 청년이 있다. 농부가 되기 위한 대학을 진학하고 농업을 배워 창업한 푸른 나이의 청년이다. 달콤한 딸기의 유혹에 곰살맞은 눈웃음을 얹은 청년 창업농 ‘내 생애 첫 딸기’ 양철훈(27) 대표를 만났다.
 
양철훈 대표

학벌보다 꼭 필요한 것 배우는 대학이 큰 도움 

인상부터가 서글서글한 청년이 스스로 농촌에 찾아 들어와 상냥하고 친절한 말투로 딸기에 관해 설명해준다면 누군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젊음을 무기로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더 차별화된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딸기 농장을 일구고 있다.

“농수산대학 채소학과에 진학해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웠어요. 소득을 창출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일이 제겐 농업 창업이었거든요. 또 사람들 앞에서 가르쳐주길 좋아하는 성격이라 지금 이 일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양철훈 대표는 대안 고등학교인 두레자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한 부모님의 권유와 자신의 선택으로 진학한 두레자연고에서 자유롭고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자신과 가장 알맞은 진로를 발견했다. 무엇을 향해 갈지 결정하니까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 보였다. 양 대표는 망설임 없이 농수산대학에 진학했고 학비 부담 없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했다.

농수산대학은 3년간 등록금과 기숙사비, 책값까지 100% 지원한다. 단 농업을 하려는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6년간 의무영농을 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 가업승계농인 학생이 많다.

하지만 양 대표는 보통의 도시 회사원의 아들이었고 농업을 접해본 경험이 없었다. 대학은 농업 창업 의지가 강한 양 대표를 선발했고 그는 보란 듯이 딸기 농장의 대표가 되었다.
 

체험에 특화된 딸기 농장으로 인기 
 
하고 싶다고 무조건 덤빈 청년은 아니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입지 분석, 차별화된 체험 농장 전략 등을 구축한 양 대표는 아무 연고 없는 아산이 최적지란 결정을 내렸고 송악면에 딸기 농장을 시설했다. 창업영농정착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원처를 찾아 딸기 농장 시설비를 융자받았다.

흙에서 키우는 토경재배가 아니라 성인 허리 위치에서 딸기를 딸 수 있는 ‘고설재배’ 하우스를 시설했다. 하우스 길이를 절반으로 줄여 체험객의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흙이 묻지 않으니 딸기가 깔끔하고 흙에 쓸릴 일 없으니 싱싱하다. 특히 이곳은 딸기가 큼직큼직해 상품성이 좋고 단맛이 강하다. 체험객이 큰 딸기를 딸 수 있도록 일일이 솎아내기 때문에 가능하다. 판매하는 딸기는 개당 30g 이상 되는 특대상품이다. 또 GAP(농식품 재배 수확 처리 유통 전 과정에 물리적·생물학적·화학적 위해요소를 사전에 제거·감소시켜 안전성을 확보한 인증)을 받아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딸기를 생산한다.

산뜻하고 아늑한 체험장과 분위기 있는 카페까지 만들어 체험객들의 반응이 좋다. 취재하러 간 날도 12팀 예약이 꽉 찬 날이었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서 온 김자영씨는 “전에 와봤는데 애들이 참 재밌어했다. 이번엔 이웃들과 같이 왔는데 전보다 시설이 더 좋아졌다”며 “이곳은 쭈그려 앉지 않고 편하게 딸기를 따고 만들기도 할 수 있는 데다 다른 곳보다 딸기가 훨씬 크고 깨끗해서 좋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음에 또 오겠단 말도 덧붙이며 활짝 웃었다.
 
체험객 김자영씨 아들이 진지하게 딸기를 따고 있다.
체험객 김자영씨 아들이 진지하게 딸기를 따고 있다.

“청년들이 자리 잡은 농촌, 달라질 거예요” 

왜 고민이 없었을까.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초기투자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군대 가서도 고민했다.

“결정적으로 아버지가 도움을 주셨어요. 부모에게 손 벌리고 싶지 않아 혼자 감당하려고 했던 것을 아신 거죠. ‘아버지를 믿고 해보라’는 말씀에 힘을 얻었지요.”

대학에서 시설 환경 재배 경영 마케팅 회계까지 농업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웠다. 방학 때마다 동기들 농장을 순례하며 보고 익혔다. 농업 창업에 대한 이론과 경험을 갖추자 자신감이 붙었다.
 

“결국은 갚은 돈이지만 과감하게 융자받아서 2년째 순조로운 창업을 지속하고 있어요. 딸기 수확이 끝나는 6월까지 열심히 일하고 여름엔 여행 다니며 재충전하고 싶어요. 그래야 또 열심히 일할 수 있겠죠?”

딸기처럼 싱싱한 미래가 엿보이는 양철훈 대표의 한 마디가 반갑다.

“농촌에 들어간 청년이 많아요. 이제 시작이지만 이 청년들이 자리 잡으면 앞으로 농촌은 달라질 거라고 믿어요.”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겨울, 이만한 농촌체험 없다! ‘내 생애 첫 딸기’ 체험>
 
체험객이 만든 딸기 피자. 유명 피자 못지않게 맛과 속이 알찬 딸기 피자.

내 생애 첫 딸기 농장은 딸기 수확체험부터 딸기 와플, 딸기 피자 만들기까지 양질의 체험이 가능하다. 1인당 딸기 수확 500g과 시식 100g, 딸기 피자 1판 또는 딸기 와플 2개를 만드는 패키지가 인기다. 각 2인~5인 세트를 선택할 수 있다.

토·일은 2시, 화·수·목은 3시부터 체험을 시작하며 월·금은 휴무다. 사전예약제이며 24개월 미만 유아는 무료. 자세한 내용은 문의를 통해 알 수 있다.
 
문의 : 041-541-8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