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운동 격전지였던 세성산, ‘동학농민혁명공원’으로 조성해야”
“동학운동 격전지였던 세성산, ‘동학농민혁명공원’으로 조성해야”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1.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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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운동 124주년 기념 ‘천안세성산문화제’
‘동학농민혁명 제1회 천안세성산문화제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동학농민운동 124주년을 기념하는 제1회 천안세성산문화제를 개최한다. 준비위는 세성산문화제를 시작으로 지난 28일(수) 오전 11시 세성산 화성리 세성산 위령비 앞에서 스무 번째 위령제를 지냈다. 위령제에는 농민회, 동학 유족들, 마을 주민들, 기관과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동학농민혁명세성산공원 건립에 결의를 모았다.
 
 
“세성산의 동학은 거의 은폐 축소 왜곡됐어” 
 
세상산은 천안에서 동학농민운동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그러나 이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이용길 준비위 위원장은 “동학농민운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뿌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천안 세성산에서 치열하게 일어났던 동학농민운동은 천안 동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며 25년 뒤 아우내장터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의 모태 역할을 한 민중 궐기다. 그런데도 지역의 노력 부족인지 정치·사회적 조건에서 왜곡됐는지 세성산의 동학은 거의 은폐 축소 왜곡된 흔적이 많다. 위령비도 위령제를 지내기 시작하고 십여 년 후가 돼서야 세울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혁명의 길 걷기
 
아우내만세운동 발상지
아우내만세운동 발상지

준비위는 12월 9일(일) 오전 9시부터 ‘동학 3.1 혁명의 길’로 이름 지은 길을 걷는다. 선진정공 건너편 세성산 초입부터 아우내까지 당시 농민들이 나라를 위해 걸었던 들길을 걸어본다. 이 위원장은 “해발 200미터 정도 나지막한 산인데 풍경과 능선의 흐름이 기가 막힌다. 약 10㎞ 산길 들길 냇길을 따라 당시를 회상하며 걷노라면 농민주력부대를 왜 이곳에 설치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혁명의 길은 독립기념관 마당을 바라보며 아우내장터와 유관순 사당을 멀리 지나 아우내 물길 따라서 병천 장터까지 패퇴한 농민군 함성을 따라서 걷는 길이다. 세성산 농민군 함성이 아우내 만세운동으로 되살아나서 국운을 바꿨다”며 혁명의 길 걷기를 추천했다. 오후 1시부터는 ‘동학농민혁명 유적답사’를 진행한다. 병천읍 내 동남구문화원에서 출발한다.

 
가려진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영화 상영도 진행한다. 11일(화) 오후 7시엔 인디플러스 천안에서 독립영화 ‘동학, 수운 최제우’를 상영한다. 죽음마저 마다하지 않은 실존 인물, 수운 최제우의 마지막 생애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人乃天(인내천)을 바탕으로 한 동학사상의 생성을 그렸다.
 
세성산 마을 안 향나무. 김복용 장군 등 동학농민군 수십 명이 처형당했다는 광텃골
세성산 마을 안 향나무. 김복용 장군 등 동학농민군 수십 명이 처형당했다는 광텃골

 

“모두를 대신해서 유관순만 생각하는 것은 왜곡” 
 
준비위는 3.1만세 운동이 유관순 인물로 상징화되면서 나머지 인물과 운동과정, 의미, 운동을 중심적으로 진행한 세력까지도 배제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용길 위원장은 “세성산 동학농민운동을 극단적으로 왜곡 축소한 이유가 여기 있다. 천안의 사실과 관련한 근현대를 복원하고 자리 잡는 것이 과제인데 그 출발점이 동학인 것이다. 아우내만세운동을 조직하고 실행한 수많은 희생자는 천안과 인근지역 농민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1운동 때 현장에서만 19명이 죽었다는데 유관순만 조명해 놓고 있다. 유관순 사옥은 국가사적지로 지정하고 10년 전에야 겨우 47인 열사 사당을 지은 것이다. 희생한 모두를 대신해서 유관순만 생각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와 풍광이 어우러지는 세성산 '동학 3.1 혁명의 길'

14일(금) 오후 6시 30분부터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창립총회가 열린다. 올해 민촌 이기영을 새롭게 조명해 가치를 일깨웠고 민간인 학살 영화 해원 상영, 직산읍 민간인 희생자 매장 추정지 발견 등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를 이루어온 바탕으로 힘차게 출발한다. 이어 7시 30분부터 충남학생회관 예술교육관 1층에서 ‘제1회 세성산 학술토론회’를 개최한다.

론회에서는 천안지역을 세성산에서부터 복원하면 아우내 만세운동의 전체 모습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기초로 천안동학농민혁명의 전개과정, 만세운동의 고찰, 천안동학농민혁명의 기념사업의 과제와 전망을 이야기한다.

동학농민혁명 제1회 천안세성산문화제 준비위원회는 천안농민회, 전교조천안초·중등지회, 천안역사문화연구회(준), 동학농민혁명천안유족회가 함께한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