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종밀, 앉은뱅이밀의 ‘화려한 변신’
우리 토종밀, 앉은뱅이밀의 ‘화려한 변신’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1.30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앉은뱅이밀’로 만드는 요리대회 열려
우리 토종밀, 앉은뱅이밀을 이용한 요리대회가 열렸다. 지난 21일 오전 10시,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이하 제터먹이)은 아산시 송악면 송악마을공간 ‘해유’에서 사회적협동조합 송악동네사람들 주관으로 앉은뱅이밀로 만든 각종 음식을 선보이는 요리대회를 열었다.
 
앉은뱅이밀은, 60년대부터 값싼 수입 밀이 들어오고 1982년 밀 수입 자유화와 1984년 정부의 밀 수매 중단으로 국내 밀 생산 기반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밀려난 우리나라 고유의 밀 종자다. 대체로 키가 50~70cm로 아주 작아 ‘앉은뱅이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단맛과 구수한 풍미가 있어 풍미를 살리는 요리에 사용하기 좋다. 글루텐이 적어 소화도 잘된다.

장명진 제터먹이 이사장은 “앉은뱅이밀은 한국에서 4000년 동안 재배해온 토종밀이다. 영양분이 많고 고소한 향이 좋다”며 앉은뱅이밀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우리 땅 대대로 키워 온 토종밀 앉은뱅이밀로 만든 요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창의적인 요리 아이디어가 더해져 축제처럼 즐긴 요리대회의 이모저모를 살폈다.
 

요리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즐거운 대회 

 
이날 해유에는 참가자들은 물론 품평단의 눈과 코, 입까지 훔치는 오색 창연한 요리들이 풍긴 맛있는 냄새가 가득했다. 저절로 흐르는 침을 막을 길 없는 다양한 맛이 꽉 찬 날이었다. 총 10팀의 아산지역 신청자들이 참가해 앉은뱅이 밀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열무국수와 배추전, 모시들깨수제비와 파전, 무지개들깨수제비, 구절판 등 한국전통요리는 물론이며 수제버거, 리조또, 브라우니, 프랑스식 브런치 키쉬, 뇨끼와 생강아몬드 시오코나, 또띠아말이 등 생소하지만 풍미 넘치는 비주얼로 유혹하는 서양요리, 오코노미야끼와 파기름 볶음라면 등 퓨전 요리가 서로 겹치는 메뉴 없이 새로운 맛과 자태를 품은 맛깔난 음식들이 성황을 이뤘다.
 

대상 흥청망청팀, 젊은 사람 식성에 맞춘 대중적 요리 선보여 

 
대상은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이라는 뜻의 ‘흥청망청팀’이 수상했다. 반딧불이지역아동센터의 젊은 교사들인 장인선·하범수·박보연씨다.
수상작은 ‘오코노미야키 & 파기름라면’. 생각보다 만드는 법이 간단하다. 오코노미야키는 앉은뱅이밀 밀가루 반죽에 청춘들이 좋아하는 새우 베이컨 오징어 치즈 양상추 등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잘 섞어 부치면 된다. 재료가 많아서 두꺼울 땐 뭉근히 부쳐서 데리야키 소스와 마요네즈를 뿌리고 가다랑어포를 얹어 먹으면 된다.
 
대상 수상 요리
대상 수상 요리

파기름라면은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백종원식 요리에서 착안했다. 파와 마늘을 기름에 볶은 후 삶은 앉은뱅이밀 라면과 숙주를 같이 넣고 볶는다. 이때 라면 수프는 전체 라면 수프의 절반만 넣는 것이 포인트.

대산 수상팀
대상 수상팀

대상 수상과 상금 20만원을 받은 흥청망청팀은 “자취한 경험을 살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요리를 생각했다”며 “누구라도 쉽게 만들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봤다”며 밝게 웃었다.


진행을 맡은 홍승미씨는 “이번 요리대회 주재료는 앉은뱅이밀가루와 국수, 라면이다. 근데 앉은뱅이밀로 정말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놀랍다. 참가자들이 매우 즐거워해서 매월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쏟아진 멋진 요리대회”라고 평가했다.
 

앉은뱅이밀, 왜 소중한가 
 
수확량이 많고 병해에 강한 앉은뱅이밀은 일제 강점기 때 ‘농림10호’로 개량되었다가 미국의 농학자 노먼 볼로그가 다시 ‘소노라 64호’로 개량해 멕시코 등에 보급했다. 이로 멕시코는 밀 수입국에서 밀 수출국이 되었고, 볼로그는 세계적인 식량 증산에 기여하고 녹색 혁명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1970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우리 고유 토종밀의 가치를 미국 학자가 먼저 알아보고 개발해 노벨평화상까지 탄 것이다.

이렇게 우수한 우리밀이 맛이 없다는 인식이 퍼져 대중의 손길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앉은뱅이밀은 2013년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된 후 새롭게 주목받으며 2013년 90t에서 2017년 300t까지 생산량이 대폭 늘었다.

장명진 제터먹이 이사장은 “세계 밀의 조상인 앉은뱅이밀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었다. 서양 요리문화에 가려져 있던 우리밀 요리를 개발하고 아산에서 생산한 앉은뱅이밀의 여러 가지 가공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실제 참가자들은 앉은뱅이밀로 요리를 만들어보면서 앉은뱅이밀의 우수성을 몸소 체험했다.

제터먹이에서는 밀가루와 국수, 라면, 통밀쌀 등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으며 앉은뱅이밀을 이용한 우리밀 맥주도 개발해 시판을 앞두고 있다.
 
앉은뱅이밀 구입처 :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 041-542-1601 / 010-9442-6531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