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 환갑에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한 백종철씨
집중인터뷰 - 환갑에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한 백종철씨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1.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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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다시 달릴 수 있어”

마라톤은 42.195km를 달리는 최장거리 종목이다. 이는 곧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경기이자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에서 그리스의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휘디피데스라는 병사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40km나 되는 거리를 달린 것이 마라톤의 기원이다.
42.195km. 이 거리는 천안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평택을 지나 대략 오산까지 가야하는 거리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올해로 환갑을 맞이한 백종철씨는 지난 9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를 달성했다. 11월 8일(금) 백씨를 만나 끊임없이 도전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결승점 도달 후

마라톤은 언제 시작했나?

2005년부터 달리기 시작해 13년 만에 마라톤 풀코스 100회를 완주했다.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대단한 동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평소 술을 즐겨 마시고 좋아하는데, 끊지는 못하겠고 건강은 챙겨야겠기에 시작한 게 달리기다. 달리고 나면 온 몸이 땀에 흠뻑 젖는데, 이때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백종철씨

100회 완주한 소감은?

올해 내 나이가 환갑이다. 환갑 기념도 되면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것 또한 기념이다. 40km가 넘는 거리를 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체력이 아직 받쳐주는 것 같아서 기분 좋다(웃음). 1년 평균 적게는 6회 많게는 10회 정도 달렸는데,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마라톤 꾸준히 하시는 분들 보면 200회 300회 완주한 분들도 많다. 그분들 따라가려면 난 아직 멀었다.

기록은 얼마나 나오나?

최고기록은 2시간 58분이고, 이번 대회에선 3시간 11분 기록했다.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가리는 음식 없이 다 잘 먹는다. 달리기가 좋은 점은 준비할 것 없이 어디서든 전천후로 할 수 있는 운동이란 점이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산에 올라가 달린다. 평소에 체력을 길러두지 않으면 마라톤 경기에선 뛸 수가 없다. 산을 좋아해 시간 여유가 있을 땐 등산도 즐기고 있다.

달리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

한계의 정점에 달했을 때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다시 달리게 된다.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다. 일종의 자기최면이라고 볼 수 있다.

등산도 좋아한다고 했는데, 기억에 남는 등반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킬리만자로에 가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3년 전 킬리만자로 등반의 꿈을 이루었다. 정상 5895m에서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찼다. 그 당시의 느낌은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다.

왜 킬리만자로에 꼭 오르고 싶었나?

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를 좋아한다. 그래서 막연히 킬리만자로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노래 가사처럼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매는 하이에나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데 가보니 아무것도 없더라(큰 웃음).

마라톤클럽에서 인증한 완주패와 인증서

끊임없이 계속 도전하는 이유가 있나?

특별한 이유라기보다 마라톤과 산악등반을 하다 보니 내 한계가 궁금했다. 그런 마음으로 도전하다 보니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

앞으로 계획은?

지금처럼 꾸준히 달리고 틈틈이 산에도 갈 거다. 큰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달릴 거다. 그리고 더 건강하게 달리기 위해 다른 운동과 같이 병행해 볼 생각이다. 어떤 운동을 해도 그 운동 한 가지만으로 체력을 키우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킬리만자로에 오를 때 셰르파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꼴리꼴리(천천히)’라는 말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등반을 할 때면 무작정 빨리 오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그 높은 산을 단숨에 오르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서두르면 누구도 못한다. 등산이나 마라톤뿐 아니라 일도 마찬가지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 빨리빨리 서두르지만 말고 여유를 갖고 조금 천천히 가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