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있슈(Issue) -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
영화 있슈(Issue) -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1.0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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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살고 싶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

숲으로 간 무니와 제시는 쓰러진 나무 위에 앉아 식빵에 잼을 발라 먹는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먹는 듯 아이들의 표정은 마냥 행복하다. 무니는 식빵 위 잼을 핥아 먹다 “난 이 나무를 제일 좋아해. 왜냐면 쓰려졌는데도 계속 자라거든”이라고 말하며 제시를 향해 웃어 보인다. 여섯 살 아이가 하는 말치고 꽤나 의미심장하다.
일정한 거처가 없어 보라색 모텔에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무니. 이 둘은 세상 누구보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지만 지금 당장 밀린 방세를 해결해야 하고, 이제는 끼니마저 걱정이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없는 자들의 삶은 고달프기 마련인가 보다.
몇 년 전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세 모녀의 죽음은 대한민국의 씁쓸한 단상이었다. 이후 저소득층 및 차상위계층 지원 등으로 처우가 나아지긴 했으나, 그 정도는 아직까지 미미하다. 여전히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해마다 들려오는 쪽방 촌 소식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서너 평 남짓한 공간, 환기는커녕 발 뻗고 눕기도 힘들 지경이다. 여름엔 더위와 싸워야 하고 겨울엔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쪽방 촌의 실상을 사진에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쪽방 촌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어느 쪽방 촌 거주자는 “우리의 가난이 구경거리냐”며 난색을 표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성인이라면 정당한 노동을 통해 일정대가를 취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 또는 힘없는 아이들이나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돈이 없어 빈곤에 허덕이는 이들을 위해 국가에서 시행하는 복지와 지원이 개선되어야 하듯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인식 또한 반드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 가난하고 돈이 없다는 건 불편한 것이지 불쌍한 것이 절대 아니므로.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