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있슈(Issue) - 서치(2018)
영화 있슈(Issue) - 서치(2018)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0.2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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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돌에 누군가는 맞아서 죽을 수도 있어…
서치(2018)

불과 몇 시간 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딸 마고(미셸 라)가 행방불명된다. 아빠 데이빗(존 조)은 딸의 흔적 찾기에 여념이 없다. 딸의 행적을 알아내기 위해 친구들과 통화해보지만, 친구들은 하나같이 ‘별로 안 친해서 모르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국계 미국인 존 조가 출연해 3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치‘는 각종 인터넷 매체를 통해 소통·공유하는 현대인들의 단편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단순 가출사고에서 실종사건으로 전환되며 ‘마고의 실종 사건’은 세간의 이슈로 급부상한다. 이때, 마고의 친구라는 아이들은 ‘마고가 살아서 돌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눈물로 호소하는 동영상을 찍어 업로드하기 시작한다. 동영상 속 아이들의 모습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마고와 관련된 동영상은 삽시간에 퍼져 ‘좋아요’와 ‘추천’수 최고기록을 경신하기까지 한다. 동영상을 보는 이들은 화면 속 아이들의 마음이 진실이건 거짓이건 상관없다. 우리가 평소, 사건이나 소식을 접할 때 사실여부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것처럼.
얼마 전,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어린이집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하나의 글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어린이집 이름이 공개됐고, 관련교사의 신상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해당교사를 향한 비난과 질타가 끊이질 않았다. 피해(?) 어린이의 친척은 어린이집에 방문해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고 물을 뿌리는 등의 행동으로 모욕감을 주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및 방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보거나 들은 것이 아닌 것 또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일로 인해 신상이 공개된 피해자들은 누구에게 그 고통을 호소해야 하는 걸까?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