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학관 설립 단초 모은 ‘천안문학 컨퍼런스’ 개최
천안문학관 설립 단초 모은 ‘천안문학 컨퍼런스’ 개최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0.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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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선 문인들이 활동한 천안, 천안문학관 설립은 당연”

천안은 시인 백석, 소설가 민촌 이기영 등 천안을 넘어 우리나라 근·현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이 활동한 문학의 너른 무대였다. 현재도 전국적으로 이름있는 문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도시 천안. 그동안 문학 애호가들이 천안문학관 설립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제자리걸음만 해왔다는 아쉬운 토로가 컸다.
지난 14일(일) 천안예술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열린 천안문협 주관 천안문학 컨퍼런스에서는 이런 아쉬움에 머물지 않고 천안문학관 설립을 열망하는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첫 번째로 기조 발표한 윤성희 문학평론가는 “문화와 예술의 중심에는 문학이 있다. 문학은 문화예술의 기초 학문이며 모든 상상력의 수원지”라며 “이제는 문학관의 역할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했다. 전 대전문학관장을 지낸 강태근 문학박사는 두 번째 기조 발표에서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귀한 자료들이 정리·관리 되지 못한 채로 산재해있었는데 대전문학관을 설립하면서 장르와 세대를 초월해 지역 문단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며 문학관 설립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또 “천안문학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구체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열린 토론에는 한주희 천안문학후원회장과 김월영 천안시의원, 신군자 시인, 유인순 수필가, 김용순 수필가, 최택균 평론가와 본 기자가 참여해 다각적인 의견들을 제시했다. 한주희 후원회장은 “귀한 자료를 기증하고 싶어도 기관에서는 절차와 기간이 오래 걸려 오히려 기증자의 맥을 빼버리는 경우가 있다. 문학관이 생기면 이런 일도 줄어들 것”이라며 “문학 관련 자료수집을 위해 모든 회원이 나서줄 것”을 부탁했다.
토론자들은 문학관 설립의 당위성부터 전략까지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담당 공무원부터 지역 문학에 관심을 가져 문학관 설립의 당위성을 인지하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뜻이 같다면 다른 단체와도 협력해서 시너지를 얻어야 한다” “천안아산상생협력센터만 보더라도 양 시가 함께 이루는 부분에 긍정적이니 천안아산문학관을 설립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관심 갖는 기업인의 호응도 이끌겠다”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특히 최택근 평론가는 “민촌 이기영의 경우 서구의 노벨문학상에 버금가는 레닌문학상을 받은 우리나라 대표작가임에도 이 사실을 아는 이가 거의 없다. 문학관이 존재함으로써 시대를 대표한 문인들을 우리가 올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퍼런스를 지켜본 시민들은 구체적인 방향 제시안에 호응했다. 김월영 시의원은 “좋은 의견을 많이 들었다. 천안시의회 복지문화부위원장으로서 천안문학관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돕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성희 평론가는 “정부가 2016년 ‘문학진흥법’을 공포하고 문학 관련 전문 인력 양성 지원, 문학 교육, 문학관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천안이 문학관 설립을 위해 범시민적 논의를 시작한 첫 자리로 뜻깊은 시간이다. 천안문학관 설립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 아래 구체적인 이행안을 만들어나가자”고 당부했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