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출신 사이클 국가대표 박상훈 선수
천안출신 사이클 국가대표 박상훈 선수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9.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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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개인추발 부문에서 일본 젖히고 금메달 획득
가족이 모두 운동선수 … 동생도 오빠 영향으로 최근 육상에서 사이클로 종목 변경

2018 아시안게임에서 사이클 국가대표 박상훈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훈 선수는 8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회 트랙사이클 남자 개인추발 결승에서 치카티니 료(일본) 선수를 추월했다.

개인추발은 두 명의 선수가 서로 반대편에서 출발, 4㎞(250m 트랙 16바퀴)를 달리면서 상대를 추월하면 이기는 경기다. 추월이 나오지 않으면 4㎞ 결승선 통과 시간 기록으로 승자를 정한다. 박 선수는 이날 예선전에서 4분 19초 672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현재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소속 박상훈 선수는 천안목천고등학교 사이클부에서 활동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거머쥔 선수 중 유일한 천안 출신이다. 천안아산신문은 박상훈 선수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경기에서 메달 예상했었나?

금메달 딸 자신 있었다. 원래 3관왕을 예상했었는데 넘어지고 타이어 펑크가 나는 등 단체전에서 기대했던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다만, 개인추발 예선전 아시아 신기록을 세워 기뻤다.

운동은 언제 시작했는지?

어머니(김종순 52)와 아버지(박명순 52)가 모두 운동선수 출신이다. 아버지는 ‘1990 북경 아시안게임’ 사이클 동메달리스트, 어머니는 수자원공사 육상팀에서 활약하셨다. 아무래도 두 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 사이클 선수로써 기량 파악을 위해 대덕대학교 체육과학연구소에서 기능 테스트를 받았는데, 그때 검사 결과가 좋게 나왔다. 사이클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고등학교에 다니면서부터다.

사이클을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부모님이 운동하시는 걸 보고 자랐다.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사이클 환경에 노출되어 운동(사이클)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 아버지가 사이클 타는 모습을 워낙 많이 보기도 했고. 그리고 사실 다른 운동은 잘 하지 못 한다(웃음).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된 동기가 있다고 들었다. 무엇인가?

어머니가 마흔 다섯 나이에 도민체전 육상경기에 도전하신 적이 있다. 그때가 2011년이었는데 800m 은메달, 1500m 금메달을 따셨다. 경기에서 1등을 하신 것도 대단하지만, 경기 준비하는 내내 일지를 쓰시고 체력단련 및 컨디션 조절을 굉장히 열심히 하셨다. 이런 모습을 보니 나 또한 열심히 안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사이클 선수로 12년, 코치·감독으로 20여 년 활약하셨다. 현장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 등을 틈틈이  알려주셨다. 이런 것들이 운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부모님께서는 지금도 운동을 꾸준히 하고 계신지?

김종순(어머니) : 운동이라면 뭐든지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남편은 사이클 말고 잘하는 운동이 없다(큰 웃음). 그래서 요즘엔 남편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나와 남편 둘 다 운동과 관련된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난 천안시체육회에서 육상 중장거리 코치로, 남편은 천안시체육회 전문체육과장으로 있다. 
박명순(아버지) : 후배를 양성하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고, 천안시 체육발전에 기여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나와 아내의 활동이 천안지역에서 활동하는 체육인들에게 작게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또한 체육인 양성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천안에서 더욱 많은 전문체육인이 배출되길 바란다.

박상훈 선수 동생도 사이클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는데?

박수인(동생) : 천안쌍용고등학교 육상부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육상을 했는데, 중3 소년체전 경기 도중 부상이 와서 지금은 사이클 선수로 전향했다. 부모님 영향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육상에서 사이클로 종목을 변경한 건 오빠의 영향이 크다. 오빠는 내 인생의 롤-모델이다.  앞으로 사이클 국가대표 나아름(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사이클 4관왕) 선수처럼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선수생활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부상과 아픔이 나를 지치게 한다. 이로 인해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아주 잠깐씩 들기도 하지만 목표가 있기 때문에 못 그만둔다.

운동하면서 슬럼프 극복은 어떻게 하나?

슬럼프가 와도 극복할 방법은 무조건 있다. 슬럼프가 왔을 때, 자전거는 타지만 쉬는 시간엔 자전거 생각을 안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세차를 정말 열심히 했다. 무려 세 시간 동안(웃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방법으로 난 슬럼프를 극복했고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앞으로 계획은?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 대회에선 3관왕 5관왕도 차지해보고 싶다. 그리고 동생 수인이가 나와 같은 대회에 나가는 게 소원이라는데, 기회가 된다면 나 또한 같은 무대에 서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운동선수가 꿈인 친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 운동이든 공부든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도전을 했다면, 목표의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목표를 갖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