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문화공간 ‘B HOUSE 파란집’
공유문화공간 ‘B HOUSE 파란집’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8.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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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공간에서 즐기는 여유와 나눔 그리고 함께하는 즐거움

오랜만에 원도심 근처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주변을 배회했다. ‘이까짓 더위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호기롭게 명동거리 구경을 시작했으나 내리쬐는 햇빛과 아스팔트 열기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숨이 턱턱 막혀온다. 가마솥더위에 두 손 두 발 들고 Work·Travel·Life 세 가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문한 곳은 천안청년몰 흥흥발전소 옆에 있는 ‘공유문화공간’.

들어서는 입구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공유문화공간 B 하우스는 홀로 살아가는 낯선 시간 속에서 상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조성된 공동체를 위한 공간입니다. 시민의 시간을 공유하고 시민의 재능을 나눌 수 있는 언제나 시민을 위해 열려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여러분이 ‘함께’의 가치를 찾기를 희망합니다”라고…. 공간을 공유하고 물건을 공유하는 이곳은 어떤 곳인지 함께 알아보자.

쉼터 이용은 물론, 간단한 문서출력 및 보관함 이용도 OK 

원도심에 자리 잡고 있는 공유문화공간은 천안시에서 매입해 조성한 공간으로, 충남문화산업진흥원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1층 여행자 쉼터, 2층 공유부엌, 3~5층 입주기업사무실로 이루어져있다.
1층 쉼터는 다양한 편의를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업무 전시 공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의자와 테이블이 있어 담소를 나누거나 간단한 회의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락커(보관함)는 여행용 가방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크기다. 다른 쪽엔 컴퓨터와 프린터 등이 갖춰진 책상이 놓여 있어 간단한 서류작성 및 문서 출력이 가능하다.
공간 1층 쉼터에서 문서를 출력하던 송 모(31)씨는 “천안역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왔는데 급하게 출력할 것이 생겨 어디에서 출력을 해야 하나 망설이다 공유문화공간을 보고 혹시나 해서 들어와 봤더니 출력이 가능했다”며 “오늘 날이 하도 더워 쉴 공간도 필요했는데 들어와 보니 시원하고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곳에 있는 시설 및 집기들은 모두 개인소유가 아닌 공동소유다. 프린터 또한 공유 프린터. 사용에 제한이 없으나 용지는 한정되어 있다. 무분별한 사용은 다음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행동이란 걸 명심하자.

1층 여행자 쉼터
1층 여행자 쉼터

보관함에서 캐리어를 꺼내던 안은미(41. 신방동)씨는 “기차를 타고 휴가를 떠날 예정인데 시간이 남아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있었다”며 “가방이 무거워 들고 다니기 불편했는데 쉼터에 락커가 있어 넣어두고 돌아다닐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또 안씨는 “둘러보니까 2층에 공유부엌이라는 곳이 있던데 다음엔 거기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져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원도심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2층 공유부엌에선 간단한 조리의 쿠킹 클래스를 하거나 작은 모임 또는 파티 등을 즐길 수 있다.

2층 공유부엌
2층 공유부엌

중앙엔 큼지막한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통유리 벽 쪽엔 긴 탁자가 있어 마치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있는 듯하다. 부엌엔 싱크대와 냉장고 밥솥 등 다양한 조리기구가 갖춰져 있다. 도구는 마련되어 있으나 식재료는 따로 구비되어 있지 않다. 재료만 준비해 간다면 간단한 음식 조리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모두 함께 사용하는 ‘공유부엌’ 또한 쉼터와 마찬가지로 요리·설거지·뒷정리는 셀프다.
공간 3~4층에 입주해 있는 업체에선 시민대상 문화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입주업체 ‘오늘안녕’은 일러스트 작가들 모임으로 공유공간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전시회를 개최한다. 또 다른 업체 ‘비 유니크’는 인테리어 업체로 다양한 인테리어 강좌와 함께 저녁밥 먹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공유문화공간은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다. 원도심을 오가는 모든 이들이 여행자로 누구든지 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쉬었다 가는 공간뿐 아니라 전시와 공연 관람도 가능하다”는 것이 문화산업진흥원 문화도시사무국 김수영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김 연구원은 “공유문화공간은 소소한 모임이나 문화 활동을 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다양한 공간을 시민 누구나 이용했으면 좋겠다. 천안에 살지 않아도 공간 이용은 대관이 없는 날이라면 언제나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설물 관리 및 점검은 충남문화산업진흥원 문화도시사무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시설 담당자가 하루에 두 번 정도 방문해 A4용지나 화장실 휴지 등의 물품을 채워 놓는다. 기타 자세한 사항 및 대관·사용 여부는 아트큐브136으로 문의(041-621-9484)하거나 홈페이지(artcube136.kr)에서 확인 가능하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