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다면,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한 학생들이 많을 것입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생기부에 깊이 있는 탐구 활동을 넣어야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이젠 그 생기부에 넣은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에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특히, 자기소개서는 대학이 원하는 역량을 잘 보여주어야 하고, 각 내용의 유기성과 진정성이 중요합니다.
모든 대학이 원하는 인재는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지적 수준과 인성을 함양한 학생입니다. 각 대학과 학과에서 원하는 지적 수준이 있으며, 각 학과 공부에 필요한 특정 교과에 대한 역량, 능동적인 학업 능력과 탐구 자세 등을 갖추길 바랍니다. 또한, 모든 사회가 원하는 인재들은 협력과 공감 능력, 리더십을 갖추길 원하기에, 그에 맞는 인성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을 통해 자신의 내신 등급보다 높은 대학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더욱 넓고 깊은 지적 사고의 과정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거기다가 창의적인 사고력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과 개성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전의 뻔한 교과 학습법, 노트 정리, 오답 노트, 학습 플래너, 문제 풀이 등 모든 고등학생들이 하고 있는 학습 방식으로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의 장점을 드러낼 수 없습니다. 고등학교 학업 안에서 사고의 한계를 넘어, 깊이와 창의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탐구 과정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는 고등학교 내내 수행한 과제와 활동을 통해 보여줄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강점이 잘 드러나는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생기부와 그동안의 결과물(과제물)을 살피면서 자신의 어떤 역량을 강조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1번 문항에는 가장 성적이 높거나, 열심히 참여했던 교과 수업이나 과제 수행이 좋습니다. 학습 플래너나 문제 풀이는 이미 많이 활용된 방식이기에 배제하고, 자신만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학습 방식을 보여줘야 합니다. 더 나아가 자신만의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과제 연구로 확장되어야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은 생명과학 교과 수업시간에 흥미로웠던, 세포 호흡, 에너지 전환 과정에 더 깊이 탐구하고 싶은 지적 호기심을 발단으로 두 개의 ATP 논문 탐색과 그 활용 분야에 대한 영문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는 생명과학에 대한 지적 확장과 동시에 고난이도 어휘 습득과 영작 실력까지 높일 수 있는 탐구 과정이 됩니다. 더 나아가, ‘스트레스 유발 물질과 신체의 스트레스 조절’에 대한 영문 에세이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면역’에 대해 심도 있게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면역과 천연두, 알레르기’ 관련 TED를 시청하여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획득 면역과 자연 면역, 백신까지 심층 탐구하게 됩니다. 이후 생명 과학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모아 율라 비스의 ‘면역에 대하여’를 읽고 ‘백신 거부는 정당한 권리인가’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생명 윤리적인 관점에서 ‘면역’에 대한 자신의 사고를 확장하고 성찰하며 학생만의 창의적인 탐구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친구는 생명공학을 지망하는 학생이 아니라 간호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생명 과학의 전공 지식 습득, 영어 커뮤니케이션 역량, 윤리적 사고와 성찰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이렇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나갔습니다. 가장 깊이 탐구했던 과정이기도 하면서 자신의 진로와 학과에도 잘 맞았습니다. 그 과정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이런 탐구할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모든 학교들이 진로와 관련된 탐구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생기부에 학생이 작성한 보고서를 넣어주어야 합니다. 논문 탐색이나 토론, 독서를 통한 깊이 있는 전공지식 습득과 에세이,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활용한 사고의 확장은 따로 기회가 필요하지 않고 스스로 실천해나갈 수 있습니다.
아직 고1 고2 학생들은 다시 한 번 학생부를 잘 관리하기를 바라고, 고3 학생들은 자신의 3년간 학업과 탐구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자신만의 깊이 있는 사고와 창의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완성하시길 바랍니다.
김경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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