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문인들의 사랑방 ‘도솔마루 북카페’
천안 문인들의 사랑방 ‘도솔마루 북카페’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7.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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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 사랑하는 모든 지역민에 공헌하는 카페로 키울 것”

천안 태조산 자락에 북카페 하나가 문을 열었다. 식당 ‘들꽃’ 바로 옆 ‘도솔마루’다.

카페에 들어서니 실내가 꽤 넓다.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실내 한쪽에 우아한 자태로 놓여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이곳에서 펼쳐질지 짐작이 가는 풍경이다.

그런데 이 북카페 태생이 좀 남다르다. 단순한 북카페 기능만을 위해 연 카페가 아니라 천안 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역 문학발전의 메카로 발돋움하려는 뜻을 안고 도솔마루는 태어났다.

천안 문학인들과 지역민들 사랑방 되고 싶은 북카페

북카페를 오픈한 지난 7일 도솔마루에서는 ‘천안문학아카이브’ 발간을 축하하는 문학연찬회가 열렸다. 천안문학아카이브는 1960년대 천안지역 문학운동의 태동부터 오늘날까지 역사를 담은 한국문인협회 천안지회(이하 천안문협)의 기록물이다. 45년을 함께해 온 190여 명 문인, 천안문학후원회 활동과 ‘천안문학’ 창간호부터 65호에 이르는 내용을 220페이지 단행본으로 집대성했다.

도솔마루 북카페 한주희 주인장

도솔마루의 주인장은 한주희씨다. 명함에도 ‘주인 한주희’라고 새겼다. 이화여성병원 이사장이기도 한 그가 가진 직군과는 별 관련 없어 보이는 카페를 왜 열었을까. 한주희 주인장은 “이 터는 원래 부모님이 사셨던 곳이다. 선친이 사시던 곳을 새로 정리하고자 고심하다 북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사실 한 주인장은 도솔마루가 평소 희망했던 미래지향적인 공간으로 부흥하길 기대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그는 현재 천안문학을 응원하는 천안문학후원회장이기도 하다. 한 주인장이 천안문학을 위해 조금이라도 연결고리가 되는 카페를 열었다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후원회장들의 정성과 열의가 키운 천안문학

그래서 도솔마루 북카페를 제대로 설명하자면 천안문학과 그 후원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천안문학 후원회장직을 맡은 한주희 주인장은 후원회 이야기를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후원회 이야기는 김석화 이화피닉스요양병원장(전 김석화산부인과병원장)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며 “천안문학이 발전한 시작과 기반 조성은 김석화 원장이 20년간 쉬지 않고 애정을 쏟은 결과이며 뒤이어 5년간 맡은 문은수 문치과병원장의 노고가 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날 만난 김석화 원장은 “후원회장을 하는 동안 정말 기쁘고 신나게 했다. 문인을 발굴하고 재능을 펼치게 할 천안문학을 후원하는 것이 좋았고 정말 재밌었다”며 후원회 이야기를 즐겁게 전해주었다. 부러울 만큼 행복한 후원회 이야기였다.
조유정 천안문협회장은 “아카이브를 발간한 문협은 아마 천안이 전국 최초일 것”이라며 “김석화 후원회장은 우리의 대은인이다. 그분 덕분에 천안문협이 매년 2회씩 ‘천안문학’ 동인지를 발간할 수 있게 됐으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동인지 발간이 쉼 없이 이뤄지는 도시도 천안뿐일 것이다. 천안문학을 후원하는 모든 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미래지향적인 도서와 토론의 장으로 카페 채울 것”

한주희 이사장은 본디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문인들처럼 자기 DNA로 글 쓰는 사람들,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사람들을 후원하는 것에 가치를 느껴왔다. 한 주인장은 사람들이 도솔마루를 그저 자유로운 카페로만 이용하게 놔둘 생각이 없다.
“대부분 사람은 지나간 이야기를 하며 편을 갈라 의견대립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미래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적고요. 이는 비정상적인 사회라고 생각해요. 미래는 불확실하므로 서로 고민하고 토론해서 만들어가야 해요. 도솔마루가 미래지향적인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오고 가는 공간이 되길 기대해요.”
앞으로 북카페 기능을 할 도솔마루가 비치할 책은 매우 다양하다. 인구 기술 교육 정치 등 미래와 관련한 도서면 무엇이든 갖출 계획이다. 또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강좌를 열어 고민과 해법을 나눌 생각이다.

그 첫 번째로 8월 이후 심리학의 대가 황상민 교수의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재즈 등 정기적인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한 주인장은 “최상의 공연을 위한 음향시설도 준비하고 시대적 이야기가 담긴 공연을 통해 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음악과 인문지식이 풍부해지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언제든 도솔마루에 가면 진취적인 문학 토론의 장이 열릴 것 같다. 또 매혹적인 음악이 흐르는 풍경이 펼쳐질 것 같다. 천안문학을 사랑하는 후원회와 후원회장들의 커다란 애정은 천안문학을 더욱 발전시킬 밑거름이었다. 그 중심에서 앞으로 도솔마루가 펼칠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위치 : 천안시 동남구 호서대길 110
문의 : 041-622-3161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